“알레르기, 너무 깨끗해서 생긴다?”

“알레르기, 너무 깨끗해서 생긴다?”

입력 2011-10-12 00:00
업데이트 2011-10-12 10: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시골·소도시·대도시 순으로 알레르기 유병률 높아

너무 깨끗해서 알레르기질환이 생긴다는 논리의 ‘위생가설’이 국내 연구진의 역학조사를 통해 사실로 입증됐다.

더러운 주거환경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깨끗하게 아이를 키우려던 엄마들의 노력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는 대도시(서울)와 소도시(정읍시), 시골(정읍) 3개 지역의 9~12세 어린이 1천7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피부반응검사 등을 통해 알레르기질환 유병률 및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분석 결과 심한 운동을 할 때 생기는 ‘운동유발천식’의 경우 유병률이 시골 8.2%, 소도시 12.7%, 대도시 13.2% 등으로 대도시가 가장 심했다.

또 알레르기비염 진단율도 시골 13.2%, 소도시 19.4%, 대도시 35.2% 등으로 대도시가 시골의 3배에 달했다.

아토피피부염 진단율 역시 시골 18.3%, 소도시 23.2%, 대도시 28.0% 등으로 같은 추세를 보였다.

소위 ‘알레르기 3총사’로 불리는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모두 시골보다 도시에서, 소도시보다는 대도시에서 발병률이 높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소연 교수는 “서구에서 농장 아이들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낮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지만 서구와 다른 우리나라 시골환경의 알레르기질환 유병률이 규명된 것은 매우 의미있다”면서 “이는 농장 동물이나 동물 배출물 등에 들어 있는 다양한 미생물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 면역력이 잘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알레르기 질환은 미생물에 대한 노출도뿐만 아니라 생활형태에 따라서도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게 ▲부모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경우 ▲임신 중 산모가 농장 동물들과 접촉을 하는 경우 ▲축사를 갖고 있는 경우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 ▲모유 수유를 한 경우 ▲나이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등으로 이들 조건에서는 알레르기질환 발생이 감소했다.

반대로 ▲영유아기의 항생제 사용은 알레르기질환 발생률을 더 높였다.

이 교수는 “나이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큰아이에게서 직간접적으로 전파되는 감염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알레르기질환이 생긴 아이들이 시골로 이주하는 게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도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아이가 있는 점을 보면 유전적인 요인이 환경적인 요인과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열린 ‘제2회 한림-오울루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