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비중 53%…금융위기후 집중도 심화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 재벌 그룹의 경제력 집중도가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제조업) 상위 10대 그룹(한국전력 제외) 상장사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470조8천233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900조8천114억원의 52.27%를 기록했다.
10대 그룹 상장사 매출 비중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발생 이전인 2007년의 46.41%에 비해 6%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2008년에는 47.18%, 2009년 49.99%, 2010년 51.86% 등으로 꾸준히 커졌다.
경제력 집중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쏠림이 심해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경제개혁연구소가 2000~2010년 1만7천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대기업 6.84%, 중소기업 4.84%였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순이익을 총자본으로 나눠 계산하는 순이익률은 대기업 4.74% 중소기업 2.40%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소기업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이 연구소는 이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성 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10대 재벌그룹 계열 90개 상장사의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이 647조9천4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 1천226조6천억원의 52.83%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07년 말 10대 그룹 비중 40.75%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처럼 경제력이 일부 대기업에 쏠리면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인 국내 경제가 돌발적인 위기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09년 시장구조조사 결과’를 통해 정유, 자동차, 전자 등 시장규모가 큰 산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의 독과점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벌이 수출 쪽을 많이 키웠고 한국 경제에 기여한 바도 크다. 그러나 대기업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원가를 통제할 경우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가의 화두로 등장한 ‘재벌 개혁’에 대해 여당은 계열사 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당은 대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나 문어발식 계열사 확충을 막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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