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조루치료제, 날개단 발기부전치료제

맥빠진 조루치료제, 날개단 발기부전치료제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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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치료제 1호 신약, 안착 실패…개발사 3년만에 판권 포기발기부전제, 복제약으로 ‘날개’…국내시장 1천억 돌파

성의학 분야에서 발기부전치료제를 잇는 돌풍의 주역으로 기대를 모은 조루치료제가 극도의 부진한 실적으로 시장에서 운명이 불투명해졌다.

반면 발기부전치료제는 지난해 국내 시장규모 1천억원을 넘어 우뚝섰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2009년 야심차게 내놓은 세계 1호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의 판권을 퓨리엑스사(社)로 이전하는 절차에 지난달 착수했다.

판권 이전은 ‘대박’을 기대하며 개발한 제품이 ‘쪽박’을 찼기 때문이다.

프릴리지는 허가 이듬해인 2010년과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각각 44억원과 45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36억원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이 약은 허가 당시 발기부전치료제에 이어 남성의학에 또 하나의 변화를 몰고 오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당시 업계는 조루치료제의 세계 시장규모를 약 50억달러, 국내 시장을 3천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지난 2005년 실시한 프릴리지 임상시험에서 한국인 환자 정원은 200명이었으나 신청자가 몰려 대만 등 다른 나라 배정된 인원을 한국에 돌려 최종 520명이 등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그러나 막상 출시 후 프릴리지는 시장 형성에 실패했고 미국서는 출시조차 못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참패’를 인정하고 프릴리지의 판권을 미국계 제약기업 퓨리엑스에 넘긴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퓨리엑스는 다시 아시아(일본 제외), 유럽, 아프리카의 판권을 이탈리아계 메나리니사(社)에 팔았다.

메나리니는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고 국내 제약사에 판권을 넘기지도 않아 프릴리지의 국내 마케팅은 사실상 중단됐다.

존슨앤드존슨의 한국내 제약사업부문인 한국얀센 측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가 조루에 해당하는지, 증상 개선 기준을 어떻게 정의할지에 대해 사람마다 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조루 및 조루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성숙하지 않은 점을 실패 원인으로 돌렸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됐지만, 발기부전치료제와 달리 환자에 따라 효과를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처방이 크게 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발기부전치료제는 지난해 시장규모 1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날개를 달았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불황이 한창이던 2009년 831억원에서 지난해 1천40억원 규모로 증가했고 올들어 상반기에만 벌써 1천286억원으로 커져 지난해 전체 시장을 능가했다.

씹어먹는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을 판매하는 한미약품 관계자는 “수입품에 비해 경제적 부담이 덜하면서도 한국인의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국산 치료제가 출시돼 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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