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메트라이프생명 공동연구 결과 발표
지난 2년 동안 한국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베이비부머란 1955∼1963년에 태어난 연령층이다.
2일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와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2차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은 2년 전보다 소득은 줄고 자녀 관련 비용과 보건의료비 지출은 증가했다. 2010년에 서울대와 메트라이프가 진행한 최초의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에서 표본이었던 4천668명 가운데 3천275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베이비부머의 66%는 18세 이상의 성인 자녀와 함께 살고 있지만, 이들 자녀의 65%가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뒤 삶을 대비하는 경제적 준비도 취약해졌다. 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 등의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모두 갖춘 비율은 14%였고 은퇴한 뒤 생활비 충당을 위한 저축과 금융투자를 차질없이 준비하는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베이비부머 대다수는 재무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금융 지식도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부머 가운데 과거 재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8%에 불과했고 금융 문해력 문항에 대한 정답률도 35%에 그쳤다.
베이비부머 3명 가운데 1명꼴로 신체질환이 있었다. 특히 2가지 이상의 복합 질환이 있는 비율은 2년 전 7%에서 10%로 증가했다.
한경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년간 베이비부머의 삶이 그리 녹록지 않았음은 물론 이들 삶의 변화 방향성이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날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 예비노인(1948년∼1954년에 출생해 노인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중간에 있는 세대) 1천407명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가족, 일, 건강 등 8가지 영역에 걸친 연구 보고서도 발표했다.
베이비부머는 대다수가 미혼자녀와 함께 사는 2세대 핵가족인데 반해 예비노인은 부부나 예비노인 1인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가 절반에 육박했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노인만으로 구성된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예비노인 4명 가운데 3명 정도가 은퇴 후 생활비 충당을 위한 저축과 투자 상황에 차질을 빚는 등 베이비붐 세대와 마찬가지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후 삶에 대한 경제적 준비 측면에서는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예비노인이 베이비붐 세대보다도 미흡했다. 전체 예비노인의 4%만이 재무교육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와 베이비부머(8%)보다도 재무 문해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측면에서는 예비노인 절반 이상이 신체질환을 앓고 있고 두 가지 이상의 복합질환을 앓는 비율도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혜 교수는 “베이비부머와 마찬가지로 예비노인의 삶의 여건이 좋지 않고 외려 베이비부머보다 삶의 어려움이 더 클 수 있다”며 “이들의 고용과 소득 감소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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