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ㆍ청년실업 따른 성장력 저하 日보다 빨라”

“고령화ㆍ청년실업 따른 성장력 저하 日보다 빨라”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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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들어서며 고령화·청년실업과 같은 노동악재들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낮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그 속도는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진입하던 일본을 뛰어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일 ‘일본형 저성장에 빠지지 않으려면’이란 보고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근로시간 축소로 한국은 앞으로 성장에서 노동의 기여도가 빠르게 떨어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제학에서 성장률은 노동투입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노동투입이란 노동인구의 양과 고령인구의 비중, 근로시간 등의 조합이다.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가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말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노동시간 감소·청년실업이 심화하며 2010년대부터 노동요소가 성장률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노동악재가 2010~2020년 잠재성장률을 0.3%포인트, 2021~2030년에는 1%포인트씩 떨어뜨릴 것으로 봤다. 1971~2000년 평균 경제성장률 8.4% 중 노동요소가 1.8%포인트를 기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현 시점 한국의 노동악재가 장기불황을 맞기 직전의 일본(1990년께)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령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990~2010년 연평균 0.5%포인트씩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2012~2032년 1.1%포인트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생산가능인구도 일본은 5.1%가 줄어들었으나 한국은 1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그는 청년실업 역시 문제 삼았다. 일본의 성장 활력이 저하한 것이 청년층 인적자본이 손상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전 5.5%에서 2000년대 7%대로 높아졌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젊은 노동력이 사장될 뿐 아니라 고용 숙련도를 높일 기회도 늦어진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등 한국도 인적자본이 훼손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출산·근로시간 축소 등에 따른 노동의 성장기여도 저하는 당분간 감내해야 하지만 인적자본의 질적 손상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청년 고용에 세금공제를 제공하고 단기근로자·비정규직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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