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수리비 낮추고 보험료 높인다

외제차 수리비 낮추고 보험료 높인다

입력 2013-09-15 00:00
수정 2013-09-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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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개정 추진…외제차 차종별 손해율 전수 조사

내년에 외제차 수리비는 낮아지고 보험료는 오를 전망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까지 나서 ‘부르는 게 값’인 외제차 수리비와 보험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외제차는 한 번 사고가 나면 지급 보험금만 평균 300여만원에 달하고 수리를 마칠 때까지 지급되는 차량 렌트비도 200여만원에 이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및 여객자동차운수법 일부 개정안을 지지, 외제차 수리비 합리화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외제차 판매업체들이 수리비와 부품 값을 부풀린 정확을 포착, 검찰이 압수 수색에 나서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정부의 수리비 합리화 추진은 한층 더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부처에서 외제차 문제를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개정안에도 찬성하는 분위기”라면서 “외제차 딜러나 정비업체도 예전처럼 강하게 반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개정안은 외제차 부품 정보 제공을 의무화해 ‘수리비 뻥튀기’를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에는 외제차 정비업체가 수리비를 과잉 청구하더라도 견적서에 작업 내용, 부품, 공임만 표시돼 있어 합리적인 가격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없었다. 중고 부품을 쓰더라도 확인조차 안 됐다.

이에 수리 항목별 시간당 공임, 작업시간, 부품의 수량·단가·제조회사·일련번호 등 모든 세부 내역을 고객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외제차는 수입 순정부품만 정비에 쓰게 돼 있지만, 품질인증을 받으면 대체 부품도 쓸 수 있도록 해 부품 값 인하도 유도할 방침이다.

2012회계연도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 부품이 54만원인 반면 외제차는 233만원으로 4.3배에 달한다.

경정비를 전담하는 자동차부분정비업(퀵샵)의 허위 견적서를 막고자 업무 범위도 한정하기로 했다.

2012회계연도 사고 때 지급된 평균 보험금은 외제차가 296만5천원, 국산차는 100만4천원이었다. 외제차종별로는 벤츠가 415만4천원, 아우디가 407만2천원에 달했다.

2010~2012회계연도 지급보험금 증가율은 국산차가 1.9%였으나 외제차는 25.5%나 됐다.

외제차 정비 때 차량 렌트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정비업체가 렌트업체에 리베이트를 줄 수 없도록 하고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의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2회계연도 사고 때 외제차의 평균 렌트비는 119만6천원으로 국산차(33만2천원)의 3.6배 수준이었다. 사고가 난 뒤 빌리는 BMW750의 경우 1~2일 렌트비만 80만~90만원이다. 렌트비가 수리비보다 더 많이 나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외제차 보험료를 합리화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2012회계연도까지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사의 외제차 손해율을 제출받아 차종별 손해율 통계를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외제차의 높은 손해율이 보험료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 통계가 나오면 외제차 차종별로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2회계연도 외제차 손해율은 81.0%로 국산차(65.2%)보다 훨씬 높다.

금융위원회도 외제차 수리비와 보험료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다는 판단 아래 관련 제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외제차의 차종별 손해율 등급이 좋지 않지만 모두 반영된 상황이 아니다”면서 “이번에 보험개발원에서 통계 자료를 만들면 이에 맞춰 외제차 보험료도 단계적으로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외제차 수리비와 보험료 현실화는 정부 부처 등에 건의해왔던 사안”이라면서 “더는 넘겨버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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