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인상 찬성 vs 유가공업계 반대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올해 우유와 유제품의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에 ℓ당 25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이는 원유 생산비 상승분과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는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것이다. 낙농가는 정해진 공식에 따른 것인만큼 당연히 올려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유가 남아돌아 경영난에 처한 유가공업계는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통계청이 산정한 지난해 우유생산비 인상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산출한 원유기본가격은 현재(ℓ당 940원)보다 25원(원 단위 이하는 절삭) 오른 ℓ당 965.11원이다.
지난해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새로운 원유기본가격은 오는 8월1일부터 적용되고,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 가격이 ℓ당 25원 인상된다.
그러나 유가공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원유가격을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대폭 올려준 만큼 올해는 원유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유가격을 올리면 원가부담이 늘어나 소비자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인상분이 ℓ당 25원으로 크지 않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자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유업계 측 주장이다.
더욱이 우유가 남아돌아 분유재고가 11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소비는 부진해 경영난에 처한 유가공업계로서는 추가 인상을 받아들이기가 버겁다.
반면, 낙농가 측은 유업계와의 상생 차원에서 원유가격연동제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는 있으나, 양측이 시스템에 의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원유가격연동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것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낙농가 측은 유업계에 원유가격 산출 공식에 따라 도출한 원유기본가격 인상·인하분이 전년도 가격의 2% 이내면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낙농가 측 협상 관계자는 “유가공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낙농가가 한 발짝 양보한 것”이라며 “다만, 올해 인상분 25원은 전년도 가격의 2.7%에 해당하는 만큼 올해는 약속대로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원유가격이 25원 오르면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35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처음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한 결과 원유가격은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 올랐으나 소비자가격은 유통마진과 유업체 몫을 포함해 ℓ당 220원 인상됐다.
이마저도 애초 ℓ당 250원 인상하려던 것을 소비자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220원으로 인상 폭을 줄인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사례를 보면 원유가격이 25원 오른다고 우유업체들이 소비자가격을 25원만 올릴 것 같진 않다”며 “ℓ당 40원까진 안되더라도 35원 정도는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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