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인사태풍이 몰아칠 조짐을 보이자 금융권이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200여명에 달하는 금융권 인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와 각 협회 단체장·금융공기업 수장의 임기만료, 정기 임원인사 등이 한꺼번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정부의 ‘관피아 배제’ 원칙 적용이다.
금융권 인사 때마다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의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고 그에 따른 관치금융 등 잡음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사시스템이 가동될 전망이다.
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능력있는 민간 전문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대정부 관계와 정책금융 측면에서 강점있는 관료 출신을 무조건 배제한다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반기 금융권 인사 교체 최대 수백명 이를 듯
금융권에서 현재 당장 드러난 인사 대상만 헤아려도 수십명이다. 여기에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옷을 벗게 되는 인사와 후속 인사를 감안하면 대상자는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
은행권 수장 가운데는 중징계를 앞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역시 중징계대상인 이건호 국민은행장, 퇴진 압박을 받는 김종준 하나은행장,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의 거취가 관심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도 연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임원급에서는 상당수의 교체수요가 예상된다. 당장 국민은행에서는 임병수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이헌 영업추진2본부 부행장, 민영현 상품본부 전무, 박정림 WM사업본부 전무 등이 7~8월 임기가 끝난다.
전산시스템 변경 계획 과정에서 부당개입으로 연루된 김재열 KB금융 CIO(전산담당 전무),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업무집행 정지 통보를 받아 교체가 유력한 상태다.
협회에서는 회장 공석상태인 손해보험협회장, 11월 임기가 끝나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12월 임기종료 예정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등의 후임이 정해진다.
보험업계에선 이미 임기를 마친 김병기 SGI서울보증 사장과 문경모 더케이손해보험 사장의 거취가 관심사다.
주택금융공사 수장직은 서종대 전 사장(현 한국감정원장)이 물러난뒤 6개월째 공석중이다.
◇ 어수선한 금융권…인사공백 장기화 우려도
요즘 금융권 분위기는 ‘어수선’ 그 자체이다.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각종 금융사고와 그에 따른 징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인사공백 장기화 등 좋지 않은 소식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매일 뉴스를 보는 것이 짜증나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며 “신용이 생명인 금융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오죽하겠냐”고 털어놓았다.
이미 인사공백을 겪고 있는 기관은 경영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부사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일하고 있어 아직 두드러진 경영공백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후임 사장 선임소식이 늦어져 조직 자체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료출신을 산하기관이나 단체에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이른바 ‘관피아 배제론’이 힘을 얻는 사회분위기를 감안하면 ‘민간전문 적임자’를 둘러싼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인선작업이 더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규모 징계를 앞둔 은행권 가운데는 하반기 경영전략에 아직 손을 못 댄 곳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원들이 온통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결과에 목을 매고 있어 제대로 업무보고가 잘 안 되고 결정도 늦어진다”라고 전했다.
간부들이 휴가일정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 ‘관피아 배제’ 첫 시험대’기대 반 우려 반’
최원목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주택금융공사의 사장 인선은 이미 민간전문가 선발로 방향이 잡혔다. 최 실장은 해외파견 근무로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손보협회장직도 세월호 참사에 따른 ‘관피아 배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 분위기라면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SGI서울보증 사장,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등 자리도 관료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징계로 물러나는 일부 은행 수장의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관행적으로 관료출신이 자리를 차지하던 자리에 금융전문가들이 올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면서 “’관치금융’의 악폐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다른 관계자는 “관료출신이 배제된다면 정치권이나 학계의 인사들이 그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관료출신보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협회쪽에서는 정부와의 불통을 염려했다.
한 금융협회 임원은 “기관이나 협회에 대한 관피아 배제는 이해하지만 정부와의 교감이 중요하거나 정책기능을 수행하는 기관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사에서 낙하산 인사가 사라지게 하려면 이사회와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서 조직 내외부에서 신망받는 인사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200여명에 달하는 금융권 인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와 각 협회 단체장·금융공기업 수장의 임기만료, 정기 임원인사 등이 한꺼번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정부의 ‘관피아 배제’ 원칙 적용이다.
금융권 인사 때마다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의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고 그에 따른 관치금융 등 잡음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사시스템이 가동될 전망이다.
이를 놓고 금융권에서는 능력있는 민간 전문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대정부 관계와 정책금융 측면에서 강점있는 관료 출신을 무조건 배제한다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반기 금융권 인사 교체 최대 수백명 이를 듯
금융권에서 현재 당장 드러난 인사 대상만 헤아려도 수십명이다. 여기에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옷을 벗게 되는 인사와 후속 인사를 감안하면 대상자는 수백명에 이를 수 있다.
은행권 수장 가운데는 중징계를 앞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역시 중징계대상인 이건호 국민은행장, 퇴진 압박을 받는 김종준 하나은행장,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등의 거취가 관심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도 연내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임원급에서는 상당수의 교체수요가 예상된다. 당장 국민은행에서는 임병수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이헌 영업추진2본부 부행장, 민영현 상품본부 전무, 박정림 WM사업본부 전무 등이 7~8월 임기가 끝난다.
전산시스템 변경 계획 과정에서 부당개입으로 연루된 김재열 KB금융 CIO(전산담당 전무),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업무집행 정지 통보를 받아 교체가 유력한 상태다.
협회에서는 회장 공석상태인 손해보험협회장, 11월 임기가 끝나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12월 임기종료 예정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등의 후임이 정해진다.
보험업계에선 이미 임기를 마친 김병기 SGI서울보증 사장과 문경모 더케이손해보험 사장의 거취가 관심사다.
주택금융공사 수장직은 서종대 전 사장(현 한국감정원장)이 물러난뒤 6개월째 공석중이다.
◇ 어수선한 금융권…인사공백 장기화 우려도
요즘 금융권 분위기는 ‘어수선’ 그 자체이다.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각종 금융사고와 그에 따른 징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인사공백 장기화 등 좋지 않은 소식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매일 뉴스를 보는 것이 짜증나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며 “신용이 생명인 금융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오죽하겠냐”고 털어놓았다.
이미 인사공백을 겪고 있는 기관은 경영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부사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일하고 있어 아직 두드러진 경영공백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후임 사장 선임소식이 늦어져 조직 자체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료출신을 산하기관이나 단체에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이른바 ‘관피아 배제론’이 힘을 얻는 사회분위기를 감안하면 ‘민간전문 적임자’를 둘러싼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인선작업이 더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규모 징계를 앞둔 은행권 가운데는 하반기 경영전략에 아직 손을 못 댄 곳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원들이 온통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결과에 목을 매고 있어 제대로 업무보고가 잘 안 되고 결정도 늦어진다”라고 전했다.
간부들이 휴가일정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 ‘관피아 배제’ 첫 시험대’기대 반 우려 반’
최원목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주택금융공사의 사장 인선은 이미 민간전문가 선발로 방향이 잡혔다. 최 실장은 해외파견 근무로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손보협회장직도 세월호 참사에 따른 ‘관피아 배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 분위기라면 은행연합회장, 생명보험협회장, SGI서울보증 사장, 더케이손해보험 사장 등 자리도 관료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징계로 물러나는 일부 은행 수장의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관행적으로 관료출신이 자리를 차지하던 자리에 금융전문가들이 올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면서 “’관치금융’의 악폐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다른 관계자는 “관료출신이 배제된다면 정치권이나 학계의 인사들이 그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관료출신보다 더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협회쪽에서는 정부와의 불통을 염려했다.
한 금융협회 임원은 “기관이나 협회에 대한 관피아 배제는 이해하지만 정부와의 교감이 중요하거나 정책기능을 수행하는 기관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사에서 낙하산 인사가 사라지게 하려면 이사회와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서 조직 내외부에서 신망받는 인사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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