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연속으로 세수결손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이 재정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보다 정교한 관측을 주문했다.
◇2012년부터 줄곧 세수결손…”내년에도 불가피”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국세수입 예산은 216조5천억원이지만 대규모 세수결손이 확실시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지난해(8조5천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국세수입은 205조7천억원으로 10조7천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목별 부족액은 법인세 2조6천억원, 부가가치세 2조5천억원, 증권거래세 1조원, 관세 1조2천억원 등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규모 세수결손은 내수 부진의 지속, 세월호 여파 등 특이요인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세입 목표치를 높게 설정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의 세수결손은 2012년에 시작됐다. 2012년 세수결손은 2조8천억원, 2013년은 8조5천억원이다.
2008년에는 걷힌 세수가 예산보다 오히려 1조7천억원 많았다. 또 2009년 5천억원, 2010년 7조2천억원, 2011년 4조8천억원의 ‘세수흑자’가 났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국세수입은 221조5천억원이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가 58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소득세 57조5천억원, 법인세 46조원, 관세 10조원 등이다.
하지만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경제 흐름이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수결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일단 법인세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기업의 수익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소득세가 줄어든다”며 “국민 소비와 수입이 감소하면 부가가치세와 관세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국세수입을 218조2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세수결손은 3조4천억원에 이른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올해와 내년 모두 10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4∼2018년 5년간 세수결손을 41조3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연도별로는 2014년 10조7천억원, 2015년 3조4천억원, 2016년 6조8천억원, 2017년 8조4천억원, 2018년 12조원이다.
◇삼성·현대 등 줄줄이 실적 악화…내년 법인세 ‘비상’
내년 세수결손 전망의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대기업 실적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해 2분기(7조1천900억원)보다 43.5%, 작년 같은 분기(10조1천600억원)보다 60.05% 각각 감소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1조9천3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통상 당해년도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는 그 다음 해 3월에 징수된다. 올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 악화는 내년 세수에 영향을 준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에 경기가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세수여건 역시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기업 실적의 부진 등으로 인해 세수회복 속도는 정부 전망치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 221조5천억원 중 법인세가 20.8%(46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만큼의 법인세가 걷힐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오정근 교수는 “상위 15%의 기업들이 법인세의 80∼90%를 차지하는데 대기업의 영업손실이 잇따르고 있어 법인세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각종 조사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천7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뒷걸음질 친 것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져 올해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7%로 작년 상반기(5.1%)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담뱃값도 세수의 변수다.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담뱃값 인상액이 정부의 방침인 2천원보다 줄어들면 그만큼 세수도 감소하게 된다.
올해보다 증가한 내년 국세수입은 5조1천억원으로, 이중 1조8천억원이 담배 소비 항목이 신설되는 개별소비세 수입이다.
◇정부 성장률 전망 연평균 2.2%p 빗나가
매년 세수결손이 반복되는 이유는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때 전제한 거시경제 전망과 실제 지표의 차이 때문이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평균 2.2%포인트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 221조5천억원은 경제성장률 4.0%, 경상성장률 6.1%를 토대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며 정부가 보다 정교하게 경제 전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정근 교수는 “정부의 전망을 바탕으로 재정지출, 국가부채 등 계획을 세우는데, 거의 매년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며 “추계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경제성장률 관측은 다른 모든 재정 전망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성장률이 과대 추정되면 다른 전망치에도 왜곡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당초 예상하지 못한 세수결손이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한 추경 편성, 세출 감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내년 경제성장률,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3.8%, 5.6%다. 정부의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5%포인트 낮다.
최근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도 국세수입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1970∼1980년대에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세수 증가를 이끌었지만, 2000년 이후의 저물가는 세수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는 2.5∼3.5%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정부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이 재정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보다 정교한 관측을 주문했다.
◇2012년부터 줄곧 세수결손…”내년에도 불가피”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국세수입 예산은 216조5천억원이지만 대규모 세수결손이 확실시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세수 펑크 규모가 지난해(8조5천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국세수입은 205조7천억원으로 10조7천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목별 부족액은 법인세 2조6천억원, 부가가치세 2조5천억원, 증권거래세 1조원, 관세 1조2천억원 등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규모 세수결손은 내수 부진의 지속, 세월호 여파 등 특이요인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세입 목표치를 높게 설정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최근의 세수결손은 2012년에 시작됐다. 2012년 세수결손은 2조8천억원, 2013년은 8조5천억원이다.
2008년에는 걷힌 세수가 예산보다 오히려 1조7천억원 많았다. 또 2009년 5천억원, 2010년 7조2천억원, 2011년 4조8천억원의 ‘세수흑자’가 났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국세수입은 221조5천억원이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가 58조9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소득세 57조5천억원, 법인세 46조원, 관세 10조원 등이다.
하지만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경제 흐름이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수결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일단 법인세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기업의 수익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소득세가 줄어든다”며 “국민 소비와 수입이 감소하면 부가가치세와 관세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 국세수입을 218조2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세수결손은 3조4천억원에 이른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올해와 내년 모두 10조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4∼2018년 5년간 세수결손을 41조3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연도별로는 2014년 10조7천억원, 2015년 3조4천억원, 2016년 6조8천억원, 2017년 8조4천억원, 2018년 12조원이다.
◇삼성·현대 등 줄줄이 실적 악화…내년 법인세 ‘비상’
내년 세수결손 전망의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대기업 실적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해 2분기(7조1천900억원)보다 43.5%, 작년 같은 분기(10조1천600억원)보다 60.05% 각각 감소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1조9천3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통상 당해년도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는 그 다음 해 3월에 징수된다. 올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 악화는 내년 세수에 영향을 준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에 경기가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세수여건 역시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올해 기업 실적의 부진 등으로 인해 세수회복 속도는 정부 전망치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 221조5천억원 중 법인세가 20.8%(46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만큼의 법인세가 걷힐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오정근 교수는 “상위 15%의 기업들이 법인세의 80∼90%를 차지하는데 대기업의 영업손실이 잇따르고 있어 법인세가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각종 조사 결과로 입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천7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뒷걸음질 친 것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나빠져 올해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7%로 작년 상반기(5.1%)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담뱃값도 세수의 변수다.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담뱃값 인상액이 정부의 방침인 2천원보다 줄어들면 그만큼 세수도 감소하게 된다.
올해보다 증가한 내년 국세수입은 5조1천억원으로, 이중 1조8천억원이 담배 소비 항목이 신설되는 개별소비세 수입이다.
◇정부 성장률 전망 연평균 2.2%p 빗나가
매년 세수결손이 반복되는 이유는 정부가 예산을 편성할 때 전제한 거시경제 전망과 실제 지표의 차이 때문이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평균 2.2%포인트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 221조5천억원은 경제성장률 4.0%, 경상성장률 6.1%를 토대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며 정부가 보다 정교하게 경제 전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정근 교수는 “정부의 전망을 바탕으로 재정지출, 국가부채 등 계획을 세우는데, 거의 매년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며 “추계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경제성장률 관측은 다른 모든 재정 전망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성장률이 과대 추정되면 다른 전망치에도 왜곡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당초 예상하지 못한 세수결손이 발생할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한 추경 편성, 세출 감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내년 경제성장률,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3.8%, 5.6%다. 정부의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5%포인트 낮다.
최근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도 국세수입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1970∼1980년대에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세수 증가를 이끌었지만, 2000년 이후의 저물가는 세수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는 2.5∼3.5%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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