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휴가 될 듯”… 조선·해운 불편한 황금연휴

“마지막 휴가 될 듯”… 조선·해운 불편한 황금연휴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5-06 20:58
수정 2016-05-0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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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대상 기업들 본격 인력 감축

현대重 희망퇴직 규모 1000명 웃돌 듯
한진 회사채·현대 용선료 협상 발등의 불
고비 못 넘기면 자율협약 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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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신나게 놀아 주지도 못하고 부모님 뵐 면목도 없네요.”

대형 조선사를 다니는 A씨는 6일 “이번 연휴가 마지막 휴가일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이 나흘간의 황금연휴를 즐기는 가운데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조선·해운업체 직원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연휴가 끝나는 9일부터 본격적인 인력 감축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9일 희망퇴직 공지를 띄우고 일주일간 신청을 받는다. 지난 몇 년간 인사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저성과자(사무직 과장급 이상)를 중심으로 면담도 진행한다. 희망퇴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00명을 웃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희망퇴직 때는 1300여명이 짐을 쌌다.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B씨는 “지난달 28일 임원 60여명이 옷을 벗는 것을 보고 (우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예감했지만 회사가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 제출을 요구받은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소문에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상시 희망퇴직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지난해 10월 1억원 안팎의 위로금을 쥐어 주고 350명(생산직 포함)을 내보낸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인력 감축은 없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여러 소문이 돌고 있는데 회사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중”이라면서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사 갈림길에 선 대형 해운사 직원들도 연휴가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한진해운 직원들은 오는 19일까지 투자자들을 상대로 약 358억원 상당의 회사채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앞서 산업은행은 회사채 만기 연장을 조건으로 지난 4일 자율협약을 의결해 줬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풋옵션 권리를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반발해 난항이 예상된다. 회사채 만기 연장이 안 될 경우 자율협약이 깨질 우려가 있다.

현대상선 직원들도 연휴가 끝나는 게 두렵다. 오는 9일은 7대1 감자 조치 이후 매매가 중단됐던 현대상선 신주 상장일이다. 장 시작 전 기관·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 팔 경우 시초가는 기준가(1만 4000원)의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많게는 수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 직원들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가 용선료 협상 시한을 20일로 못박은 것도 부담이다. 용선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율협약 이행도 중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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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05-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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