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까지… 롯데그룹 압수수색. 연합뉴스
롯데그룹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 등 17곳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12일 입장 자료를 내고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사안”이라며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는 당초 6월 29일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으로 상장 일정이 7월 21일로 한차례 연기됐다.
이어 롯데그룹을 정조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연기된 일정마저 지킬 수 없게 됐다.
호텔롯데는 지난 1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6개월 이내에 상장작업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두 차례 일정이 연기되면서 이제는 상장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하고 수사 결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호텔롯데 상장은 연내는 물론, 더 오랜 기간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지분 구성을 보면 일본 L투자회사 12곳(지분율 72.65%)과 일본 롯데홀딩스(19.07%) 등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의 기업 국적 논란이 제기됐을 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의 첫 번째 정책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 일정과 관련해 “감독기관들과 상의를 거쳐 결론이 어떻게 날지 봐야겠지만 상장 일정이 두 번 연기되면서 (상장이) 굉장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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