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 50만 개·인공위성 1천900여 개 운용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별 피해없이한반도를 비껴, 2일 오전 남태평양에 추락했다.정부에서 밝힌대로 대기권진입과정에서 잔해가 소실됐지만 이번 톈궁 1호 추락사고는 향후 우주쓰레기가 가져올 위험에 경각심을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실제 현재 우주를 떠도는 우주쓰레기는 50만개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우주로 쏘아올린 발사체가 크게 늘면서 인공우주물체의 추락 위협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 제2이 톈궁 추락 더 늘어난다
고도 500km 이내 대형 우주물체는 형상·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년 내 지구로 추락한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매년 100회 정도 이런 인공 우주물체의 잔해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60여 년간 대기권 재진입과정에서 연소하지 않고 지상이나 바다에 추락한 인공우주 물체 파편의 질량은 약 5천400t에 달한다. 이 중 많은 분량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티타늄 등 열에 강한 물질로 되어 있다. 추락할 때 생기는 공기 저항에 따른 마찰열을 이겨내야만 타서 없어지지 않고 지표면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 이런 파편에 맞아 인명 피해가 난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
다만 앞으로 톈궁 1호 같은 인공 우주물체의 추락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인공우주물체 추락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우주 공간으로) 발사되는 물체 수가 많은 데다, 이들끼리 부딪쳐 고장이 날 확률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중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도 “앞으로 이런 (인공우주물체 추락) 문제에 더 맞닥뜨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의견을 냈다.
천문연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1천900여 개에 이른다. 임무를 마친 위성은 우주 공간에 대부분 방치돼 있다가 서로 충돌해 작은 조각으로 쪼개지거나, 부품이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우주 잔해물은 흔히 ‘우주 쓰레기’로도 불린다. 작년 기준으로 이런 우주 잔해물은 지름 1cm 이상인 것만 따져도 50만 개 이상, 지름 10cm 이상인 것은 1만9천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우주물체 추락 감시 까다로워…정밀 감시·추락 예보시스템 갖춰야
연구자들은 우주물체 추락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 관측을 통해 이런 우주물체의 이동을 감시하고, 추락 위험을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추락하는 우주물체의 속도가 초당 7km 정도로 빨라, 몇 분의 차이에도 추락궤도가 변경되므로 현재 기술로는 추락 1∼2시간 전에야 정확한 추락 시점과 위치를 예측할 수 있다.
관측기기가 많을수록 우주물체를 보다 잘 감시할 수 있다. 이에 우주환경감시기관인 천문연도 몽골, 모로코, 이스라엘, 미국 등에 5개의 광학관측소를 구축해, 여기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우주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전자파를 이용하는 레이다 관측 장비를 갖추면 관측의 정밀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천문연의 설명이다.
강경인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박사는 “관측 시스템이 한정적이므로, 한 국가가 우주물체 감시를 커버하기는 어렵다”며 “이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우주쓰레기 처리 기술개발도 활발
최근에는 관측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피가 큰 우주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영국 기업인 서리 새틀라이트 테크놀로지는 작살과 그물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술을 우주에서 시험할 예정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경우, 우주 쓰레기를 붙일 수 있는 로봇 집게를 개발해 작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발표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항우연이 우주쓰레기 포획용 기술과 이를 시연하기 위한 초소형 위성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4년 항우연은 우리나라의 인공위성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우주파편 충돌위험 분석 및 대응 소프트웨어(SW) ‘카리스마’(KARISMA)을 개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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