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업이익 역대 최저…공항면세점 철수 속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의 실적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3일 면세점업계와 각사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공시에 나타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이 5조4천539억원으로 전년보다 1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3천301억원보다 99.2% 감소한 25억원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사드 사태 여파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데다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및 특허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이 커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상을 벌이다가 결국 1터미널 4개 구역 중 3개 구역 매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5천76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26.0% 감소했다.
신규 면세점 가운데에는 신세계와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였다.
신세계면세점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천647억원, 146억원으로 집계됐다.
HDC신라면세점은 작년 약 6천819억원의 매출과 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을 1천873억원으로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439억원이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손실은 전년보다 100억원 가까이 줄었으나 제주점 특허권 반납 등 사드보복으로 인한 제주점 손실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두산이 운영하는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약 4천43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913억원, 276억원 규모였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28억 달러 규모로, 전년 106억 달러보다 20.8% 증가한 역대 최대치였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요를 대신한 보따리상에 의존해 매출을 늘렸지만 출혈 경쟁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올해에는 사드보복의 충격에서 벗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사드보복 중단을 시사하기도 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개별관광객과 동남아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체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사드보복이 하루바삐 완전히 풀려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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