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에… 4300억 원유 ETN 휴지조각 될 판

유가 폭락에… 4300억 원유 ETN 휴지조각 될 판

장은석 기자
입력 2020-04-22 22:38
업데이트 2020-04-23 01: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3월 이후 개인투자 2조 넘게 몰려

WTI 선물 50% 하락 땐 상장 폐지
거래소 “전액 손실 가능성” 경고
이미지 확대
국제유가 폭락에 유류저장 한계치
국제유가 폭락에 유류저장 한계치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폭락한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의 유류저장탱크단지. 2020.4.22
AP 연합뉴스
국제 유가 폭락으로 시가총액 4300억원 이상의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자 한국거래소가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상품 구조상 한번 전액 손실이 확정되면 앞으로 유가가 올라도 손실을 복구할 수 없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이 총 585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2종(하락 시 이익을 얻는 인버스 종목은 제외)의 순매수액 1조 8509억원을 더하면 개미 투자금은 총 2조 4366억원으로 불어난다.

문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최근 유가 급락세가 계속돼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점이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시장가격이 각각 91.18%, 88.20% 폭락했다. 이 2개 종목과 괴리율 과다로 현재 거래 정지 상태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이날 종가 기준 4345억원에 이른다.

유가가 다시 폭락하면 이들 4개 종목의 기초지표 가치가 0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돼 시총 4345억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이 하루에 50% 하락하면 수익률 -100%가 적용돼 기초지표 가치가 0이 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라며 “개인 투자자가 절대 장기간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20-04-23 21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