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이 정치쇼라니” 홍남기, 코로나 검사 후 예결위 불참(종합)

“사의 표명이 정치쇼라니” 홍남기, 코로나 검사 후 예결위 불참(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1-04 15:37
업데이트 2020-11-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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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빈소 조문 갔다 기자 확진에 코로나 검사

“인사권자 뜻에 맞춰 직무수행 최선”
홍남기 3일 기재위서 사의 표명
文 “재신임”… 홍 “듣지 못했다”
野 “엉성한 정치쇼” 與 “생떼 부려”
정총리 “당정 합의 이뤄지면 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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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은 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불참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등과 관련해 여당과 갈등을 빚다 결국 의견을 수용한 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이날 “인사권자의 뜻에 맞춰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남기 “진심 담아 사의 표명 했는데
‘정치쇼’라니, 심히 유감”

홍 부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검사 대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서울 마포구에서 검사를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 조문을 갔는데,그날 빈소에 방문한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검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했던 홍 부총리는 오후에는 국회로 돌아가지 않고 모처에서 대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전날 사의 표명에 대해 “대주주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하게 되면서 기재부와 제가 쭉 해왔던 것과 다른 내용을 스스로 말씀드리게 됐다”면서 “두세 달간의 논란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 해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진심을 담아서 사의 표명을 한 것인데 (야당이) 정치쇼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예산안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제가 편성한 입장이기 때문에 질의를 하면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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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의 사의 표명 관련 의사진행발언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간사의 사의 표명 관련 의사진행발언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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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야당) 간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사의표명 관련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추경호 국민의힘(야당) 간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사의표명 관련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국민의힘 “엉성한 각본에 의한 정치쇼”
민주 “당정 논의돼 결정, 책임 집행해야”

이에 앞서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어제 부총리가 정말 이례적으로 상임위 회의장에서 사의 표명한 사실을 공개했다”며 “국회 예산심사 김을 다 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곧 떠나겠다는 분을 상대로 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얻은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그만두는 장관 상대로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추 의원은 또 “국민은 엉성한 각본에 의한 정치쇼(라고 생각한다)”며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부총리가 정책 조율 과정에서 본인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공직자로서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거취를 말씀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그러면서 “정부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뜻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그러나 당정 논의를 통해 결정된 만큼 그것을 책임 있게 집행하는 과정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예산 편성의 총괄 책임자였던 분으로서 심사를 충실히 마무리하고, 향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선두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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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홍남기 경제 부총리의 사임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홍남기 경제 부총리의 사임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정총리 “文, 홍남기가
책임질 사안 아니라 판단”

“홍, 큰 문제 비화 적절치 않아
당정 합의 이뤄지면 승복해야”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통령께서 그 사안은 부총리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시고, 현재 예산안 심의나 한국판 뉴딜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있기 때문에 부총리가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사의를) 반려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설령 논란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정 합의가 이뤄지면 거기에 승복하고,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원래 당정 협의라고 하는 것은 당과 정부가 주요한 사안에 대해 ‘같음’을 확인하는 자리만은 아니다”라면서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다른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이견을 조율하고 단일화해 당정이 단일 대오를 만드는 것이 당정 협의의 기능”이라며 “당이나 정부가 그런 기능을 잘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설령 논란이 있었다고 해도 그렇게 큰 문제로 비화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예결위원장도 “정책 현안에 대해 본인이 정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며 “대통령께서 분명한 신뢰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예산 논의 과정에서는 부총리가 성실하게 답변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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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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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최재형 감사원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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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0. 11. 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20. 11. 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홍,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놓고
여당과 갈등… 결국 10억 유지

민주당 내에서도 지난 3일 홍 부총리가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하자 홍 부총리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즉각 사직서를 반려하고 재신임한다고 밝혔지만 홍 부총리는 “듣지 못했다”며 사의 뜻을 굽히지 않았었다.

홍 부총리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사의 표명의 이유와 관련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이 “10억원 유지로 된 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를 당정 간 이견 조율 과정에 대한 ‘항의’로 받아들이면서다.

홍 부총리는 당초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글로벌 정세와 경제가 불확실성이 같이 높아진 상황도 있어 이를 고려해 현행처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뒤 “2개월간 계속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서 누군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제가 현행대로 가는 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3억원 기준이) 한 종목 3억원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 차원에서 기존 방침대로 가야 한다고 봤다”면서 “그러나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10억원 유지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당정은 중저가 1주택 보유자 재산세 인하 기준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민주당은 9억원 이하 주택까지 재산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정부는 6억원 이하 주택 기준을 고수하며 부딪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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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국무회의가 3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3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제55회 국무회의가 3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3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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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민주 “홍남기, 생떼 부리듯 처신해”
“자기 정치하듯 사의 표명” 비판

이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의 태도를 문제 삼고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에 “협의 과정에서 조율이 됐으면 받아들이고 정책 당국으로서 집행하면 되는 것이지, 이것을 가지고 생떼 부리듯 처신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방식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의원은 “자기 정치하듯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공직자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이견을 조율하라고 당정 협의가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부 경제 정책이 수백 가지인데 몇 가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당이 거수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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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21년도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21년도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2020. 1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있다.
연합뉴스
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울·경 지역균형 뉴딜 현장최고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1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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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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