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저세상’ 서울 올해 처음 월세 물량이 전세보다 많아

‘전세는 저세상’ 서울 올해 처음 월세 물량이 전세보다 많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9-24 08:49
업데이트 2020-09-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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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전세 실종에 월세 전환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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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억 뛴 전셋값
한 달 새 2억 뛴 전셋값 13일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 부동산에서 한 남성이 외벽에 붙어 있는 전세 시세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면서 지난 6·17 대책에서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음에도 한 달 새 전세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1억∼2억원가량 껑충 뛰었다. 갭투자가 막히자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번 7·10 대책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높이기로 함에 따라 세입자에게 세금 전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전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8월 전세 계약 비율 연중 최저치 기록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전세 실종과 함께 월세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전세 계약 비중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9월에도 월세 물건이 전세보다 많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9357건을 기록해, 7월 1만4834건보다 5477건 줄었다.

전세 매물은 4078건 감소해 75%나 감소했으며, 8월 전세 거래 비중도 7월(72.6%)보다 1%포인트 줄어든 71.6%를 기록했다.

강남3구의 전세 비중은 서울 전체를 크게 밑돌았다.

강남구와 서초·송파구의 8월 전·월세 거래량은 2051건이며, 이 가운데 전세 계약은 1297건(63.2%)이다. 거래 비중으로 보면 7월(71.2%)보다 8%포인트 감소했고, 지난해 12월(62.8%) 이후 최저치다.

강남3구 가운데 송파구는 전세 거래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8월 송파구 전세 거래 비중은 50.3%로 7월(73.3%)보다 23%p 감소했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세 거래 비중이 각각 4.4%p, 2.9%p 증가해 송파구 전세절벽이 강남3구 전체 전세 거래 감소를 주도했다.

실제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의 전세 물량은 씨가 마른 상태로 ‘전세는 저세상’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송파구 대규모 2만2천 가구중 전세는 125건뿐
6864가구 규모의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현재 전세가 49건에 불과하다. 잠실동 ‘리센츠’(5563가구) 역시 전세 물건은 28건뿐이다. 9510가구 규모의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전세 물량은 고작 48건이다. 송파구 대규모 3단지를 합하면 모두 2만2000여가구인데 총 전세 물건은 125건뿐이다.

이처럼 전세가 귀하다보니 전세 매물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임대인으로부터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임차인에게서만 받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3구를 제외한 지역 중에서는 마포·성동·광진·구로구가 전세 거래 비중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구로구가 7월 74.9%에서 8월 68.8%로 줄었고, 광진구 역시 7월보다 5%p 가까이 감소한 69%로 나타났다. 마포구와 성동구도 같은 기간 각각 3.5%p, 6.5%p 줄어든 67.8%, 67.9%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강남3구의 전세 매물은 3534건으로 지난 1일(5134건)보다 약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 물건은 4573건에서 3507건으로 24% 줄어드는 데 그쳤다.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도 전세 매물 감소량은 38%로 월세(28%)보다 가팔랐다.

반면 올들어 처음 서울 월세 물량이 전세를 초월했다. 지난 18일부터 월세 매물이 전세 매물보다 많은 현상이 나타났으며 23일 기준 서울 월세 물량은 9164건으로 전세 8892건보다 많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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