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구 전기요금 월 4000원 오른다…가스요금은 ‘동결’

4인가구 전기요금 월 4000원 오른다…가스요금은 ‘동결’

옥성구 기자
옥성구 기자
입력 2022-12-30 12:08
업데이트 2022-12-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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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h 13.1원 올라…전기요금 인상률 9.5%
4인 가구 전기요금 4.6만원서 5만원 예상
취약계층에 대해선 내년 한해 인상폭 동결
가스요금은 일단 동결하나 추후 인상 전망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 모습. 2021. 12. 28. 뉴스1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 모습. 2021. 12. 28. 뉴스1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4000원 넘게 오른다. 가스요금은 일단 동결하지만 추후 인상 여부가 검토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30일 내년 1분기에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률은 9.5%다. 1970~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이번에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이 kWh당 각 11.4원, 1.7원 오른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정 상한이 적용돼 현행대로 kWh당 5원을 적용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사용량이 307kWh인 점을 고려하면 월평균 4022원(부가세·전력기반기금 미포함) 요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4인 가구가 내는 월평균 전기요금이 4만6000원 정도인데 이번 인상으로 5만원 수준이 되는 것이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내년에 한해 인상 폭을 동결한다. 전체 복지할인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 313kWh까지 요금을 올리지 않고, 초과 사용량에 대해서만 인상 요금을 적용한다.

농사용고객은 급격한 요금부담을 고려해 전력량요금 인상분 kWh당 11.4원을 분할해 향후 3년에 걸쳐 3.8원씩 올릴 예정이다. 기후환경요금 인상분 kWh당 1.7원은 동일하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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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붙잡을 수 있을까
전기요금 붙잡을 수 있을까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외벽에 설치된 가스계량기들의 숫자판이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가스요금은 일단 내년 1분기에는 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동절기에 에너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공공요금이 한 번에 대폭 오르면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다만 1분기가 지나고 요금 인상 여부가 검토될 계획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국제연료 폭등으로 전력시장 가격이 급등하고 올해 신재생의무이행비용, 온실가스배출권비용 등 기후환경 비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MMbtu당 2020년 4.4달러에서 2022년(1~11월 평균) 34.0달러로 7.7배 뛰었다. 석탄 가격은 같은 기간 5.9배 올랐고, 전력구매가격(SMP) 가격은 2.7배 상승했다.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는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한전의 영업적자는 21조8000억원에 달하고,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가 발표되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2022.06.27 연합뉴스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가 발표되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2022.06.27 연합뉴스
정부는 그간 한전과 가스공사가 재무개선을 위해 각 14조원, 10조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했고 발전연료 개별소비세 인하, SMP 상한제 등 제도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에 노력했지만, 재무위기 극복에 한계가 있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한전에서 내년 한해 7조원 정도의 추가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추가 수입분만큼 한전 적자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인 요금 현실화를 통해 한전의 누적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2026년까지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2분기 이후 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 기업 재무구조 상황, 물가 상황 등을 종합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유례없는 한파와 높은 물가 등으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서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말씀드리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 부문과 산업 부문 등 모든 경제 주체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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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세 인상 등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30 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세 인상 등 에너지 분야 주요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2.30 뉴시스
세종 옥성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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