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기관·외국인 치고 빠진새 개미만 ‘쪽박’

동양 사태…기관·외국인 치고 빠진새 개미만 ‘쪽박’

입력 2013-10-06 00:00
수정 2013-10-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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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동양·동양시멘트 거래정지 전날까지 순매수

증시에서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보는 전형적인 패턴이 이번 동양그룹 사태에서도 재현됐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법정관리 신청 전에 비교적 기민하게 움직여 손실을 줄인 반면, 개미들은 거래정지 전날까지 주식을 순매수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동양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전거래일인 지난 9월 27일 3천512만원 어치 순매수했고, 동양시멘트 주식 역시 거래 정지 전날인 10월 1일 13억2천여만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달 27일 ㈜동양 주식을 5만3천원, 8천776만원 어치 각각 순매도했고, 1일에는 동양시멘트 주식을 12억5천276만원, 7천653만원 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그룹 내에서 사업 역량과 신용도가 가장 우수한 계열사라는 이유 등으로 법정관리에서 제외됐다고 판단된 동양시멘트 주식을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3일 연속 사들였다.

이에 반해 한계기업 주식을 철저히 외면하는 기관은 일찌감치 비중을 줄여왔고 특히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동양시멘트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더 영리했다. 9월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외국인이 동양시멘트를 순매수한 24일, 26일, 30일 다음 날인 25일, 27일, 1일에는 예외 없이 주가가 상승했다.

기관은 일찌감치 빠지고, 외국인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개미들만 거래정지 전 막판 순매수로 손실을 자초한 셈이다.

실질적으로 현재현 회장의 가족 기업인 동양네트웍스의 경우 거래정지일 전 거래일인 9월 27일 외국인은 순매수, 개인은 순매도했지만, 거래량이 이보다 훨씬 많았던 9월 13∼26일을 보면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순매도한 4거래일(16일, 23일, 24일, 26일) 다음날 주가가 오른 날이 3일이었고,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3거래일(13일, 17일, 25일) 다음날 중 2일은 주가가 떨어졌다.

이는 정보 수집력과 분석능력이 우수하고 대부분의 경우 위험을 회피하는 기관·외국인이 신속한 대응으로 개인투자자에 비해 적은 손실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은 통상 한계기업들의 주식을 외면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동양 계열사들에 대한 비중을 줄여왔다”며 “막판 지분을 들고 있는 경우 오리온의 지원 거절 등으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과감하게 손절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이에 반해 고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강한 개인투자자들은 동양 계열사 주가가 이미 많이 빠졌다고 보고 대부분 저가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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