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사고 해법 법원에 떠넘기는 교육당국

[사설] 자사고 해법 법원에 떠넘기는 교육당국

입력 2014-09-06 00:00
수정 201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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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진흙탕 싸움으로 불러도 좋겠다. 그저께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8개 자사고에 대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자 교육부가 취소 협의 신청을 모두 반려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가 완료됐는데도 새로운 평가지표로 재평가를 실시했기 때문에 애초 평가기준을 신뢰한 자사고에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가할 수 있어서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즉각 반발했고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까지 나서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사고의 지정과 취소 권한은 전적으로 교육감에게 있고 교육부 장관은 협의만 할 수 있다”며 교육부에 반기를 들었다. 앞날은 뻔하다. 결론을 내려달라고 또 법원에 공을 떠넘기는 것이다.

우리는 입시학교로 전락하고 미달 사태를 빚는 자사고가 또 하나의 실패한 교육정책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정된 자사고를 한꺼번에 취소할 경우 발생할 혼란을 막으려면 자발적인 전환을 유도하면서 운영 능력이 모자라는 자사고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했었다. 25개인 서울 시내 자사고 가운데 3분의1을 지정 취소하면 우선 숫자가 너무 과해서 적지 않은 혼란을 부를 수 있다. 자사고 정책을 신뢰하고 학교를 선택했거나 앞으로 지원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는 혼돈스럽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수시로 바뀌고 그들의 성향에 따라 교육정책이 널뛰는 현실에 멍드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똑같은 교육 당국인데 이런 엇박자 정책을 내놓으면 학생과 학부모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 장관이 바뀌고 교육감이 새로 선출될 때마다 전임자가 추진했던 정책은 갈아엎어 버리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펴고 있으니 학생들을 무슨 실험동물쯤으로 생각하는가. 교육부나 교육청이나 서로 무시하고 독단적인 정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 자사고 문제 또한 장관과 교육감이 만나서 정책의 방향을 충분히 조율한 뒤에 해결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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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취소를 강행하면 지방자치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한다. 교육청은 그에 맞서서 대법원에 기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한다. 학생 교육을 놓고 교육 당국이 소송전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곧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까지 이런 막장 드라마를 봐야 하는가. 교육의 3주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다. 소송 불사를 외치기 전에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들어보고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만나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교육 주체는 제쳐놓고 장관과 교육감의 개인 성향에 좌지우지되는 교육정책에 더는 자녀를 맡기고 싶지 않다.

2014-09-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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