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길섶에서
의병의 도시답게 상설전시와 특별전시 모두 의병활동사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 그런데 필자의 직업 의식을 자극하는 특별한 소장품도 있었으니 민간 조보(朝報)다. 조선시대 승정원은 조정의 각종 소식을 알리는 조보를 펴냈다. 임금의 동정은 물론 정책과 인사이동, 사건·사고까지 실었다고 한다.
정보의 수요는 많았지만 조보의 일반 유통은 어려웠으니 민간 조보가 나왔을 것이다. 영천박물관 것은 1577년(선조10) 목활자와 금속활자를 섞은 활자 조판 방식으로 찍었다고 한다. 이 박물관이 ‘세계 최초의 상업용 활자조판 신문’이라고 자부하는 것도 과장은 아니겠다 싶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작은 박물관에서 건진 뜻밖의 수확이다.
2023-02-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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