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이 새 시대의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행복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갈 것을 다짐했고, 인수위원회에서는 국민행복 제안센터를 설치해 정책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국민행복기금 설립을 추진하는 등 모든 활동이 국민행복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빠른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어 외형적·물질적으로는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1인당 소득도 2만 3000달러가 넘는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경제 양극화, 청년실업, 고령화 속 노후불안, 사회갈등 심화 등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아직 많이 낮은 상태다. 지난해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에 의하면 148개국 중 97위에 불과하다.
반면 이제 우리 국민은 삶의 최고 가치인 행복에 대한 의식과 욕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차기 정부가 국민행복을 최고의 정책 가치로 삼은 것은 예리한 진단이자 정확한 목표 설정이다. 국민행복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성공을 보장하는 기초는 반부패(anti-corruption)라고 할 수 있다.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확충사업에 들어가는 매년 수십조원의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 연구개발비(R&D) 등에서 부패와 도덕적 해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면 그 정책이나 사업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정책 신뢰, 정부의 신뢰까지 깨지게 된다.
공직사회에서 반복되는 부조리와 사익추구 행위들은 재정을 낭비하고 기회 불균등과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해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부추겨 국민행복의 총량을 현저히 낮춘다. 우리의 부패수준은 그동안 대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국가청렴도(CPI)는 2012년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176개 국가 중에서 45위에 머물러 있다. 이제 반부패 청렴은 세계적 추세일 뿐아니라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시대적 필연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행복을 지향점으로 삼는 정책들이 굳건한 디딤돌 위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반부패는 부패 행위자를 신속하게 적발해서 강력하게 처벌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발과 처벌 위주의 대증요법만으로는 부패라는 망국병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여 반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감시와 통제에 따르는 막대한 기회비용 외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부패 수법이 더 지능화되고 뇌물액수를 더 크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부패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겉으로 드러난 문제에만 소극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물이 엎질러진 뒤에 야단치는 것보다는 주의를 기울여 물이 엎질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낫듯이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투명성·공정성·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다양한 반부패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하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반복되는 부조리를 과감하게 파헤쳐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둘째로는, 사회 전체적으로 청렴의식을 강화하고 부정적인 행태를 스스로 정화해 반부패 청렴문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정책들을 복합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취지가 살아나기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반부패 청렴의 완성은 사람들이 변화할 때 이루어진다.
셋째로, 반부패 노력은 고도의 전략 하에 최소한 부패의 회귀탄성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용수철은 잡아당겼다가 손을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하지만, 어느 일정 단계까지 더 잡아당긴 후에는 손을 놓아도 탄성을 완전히 잃어 돌아가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부패는 국민행복시대에 도달하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진정한 지름길이다. 모든 정책의 초석이기도 하다.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확고한 의지와 추진 동력이 확보되어 반부패 청렴이 국민행복시대에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반면 이제 우리 국민은 삶의 최고 가치인 행복에 대한 의식과 욕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차기 정부가 국민행복을 최고의 정책 가치로 삼은 것은 예리한 진단이자 정확한 목표 설정이다. 국민행복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성공을 보장하는 기초는 반부패(anti-corruption)라고 할 수 있다.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확충사업에 들어가는 매년 수십조원의 각종 보조금과 지원금, 연구개발비(R&D) 등에서 부패와 도덕적 해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면 그 정책이나 사업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정책 신뢰, 정부의 신뢰까지 깨지게 된다.
공직사회에서 반복되는 부조리와 사익추구 행위들은 재정을 낭비하고 기회 불균등과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해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부추겨 국민행복의 총량을 현저히 낮춘다. 우리의 부패수준은 그동안 대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국가청렴도(CPI)는 2012년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176개 국가 중에서 45위에 머물러 있다. 이제 반부패 청렴은 세계적 추세일 뿐아니라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시대적 필연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행복을 지향점으로 삼는 정책들이 굳건한 디딤돌 위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반부패는 부패 행위자를 신속하게 적발해서 강력하게 처벌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발과 처벌 위주의 대증요법만으로는 부패라는 망국병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여 반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 감시와 통제에 따르는 막대한 기회비용 외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부패 수법이 더 지능화되고 뇌물액수를 더 크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부패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겉으로 드러난 문제에만 소극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물이 엎질러진 뒤에 야단치는 것보다는 주의를 기울여 물이 엎질러지지 않도록 하는 게 낫듯이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투명성·공정성·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다양한 반부패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하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반복되는 부조리를 과감하게 파헤쳐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둘째로는, 사회 전체적으로 청렴의식을 강화하고 부정적인 행태를 스스로 정화해 반부패 청렴문화가 정착되도록 하는 정책들을 복합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취지가 살아나기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반부패 청렴의 완성은 사람들이 변화할 때 이루어진다.
셋째로, 반부패 노력은 고도의 전략 하에 최소한 부패의 회귀탄성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용수철은 잡아당겼다가 손을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하지만, 어느 일정 단계까지 더 잡아당긴 후에는 손을 놓아도 탄성을 완전히 잃어 돌아가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반부패는 국민행복시대에 도달하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진정한 지름길이다. 모든 정책의 초석이기도 하다.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확고한 의지와 추진 동력이 확보되어 반부패 청렴이 국민행복시대에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3-01-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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