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바라크 차기 출마 반대” 前 이집트 대사 급파해 압박

美 “무바라크 차기 출마 반대” 前 이집트 대사 급파해 압박

입력 2011-02-02 00:00
업데이트 201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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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다음 대선을 포기하길 바란다는 속내를 밝혔다. 31일(현지시간) 프랭크 위즈너 전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를 급파한 것도 무바라크에게 사퇴를 촉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집트 요직 인사를 꿰고 있는 위즈너 대사가 무바라크를 직접 대면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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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품위있게 퇴진해야”

익명을 요구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관리들은 “미국 정부는 무바라크가 오는 9월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하지만 이집트의 불안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런 의사를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 케리(민주당)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다음 이집트와 손잡자’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집트의 안정이 자신이 품위 있게 퇴진해 새로운 정치 지형의 길을 여는 것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무바라크의 미래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간 채 선거가 공정하고, 열린 상태로 치러져야 한다는 점만 강조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아직 (대선) 투표용지에 누구를 올릴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말로 차기 대선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NYT “위즈너·무바라크 접촉”

하지만 기브스 대변인은 31일 이뤄진 무바라크의 추가 개각을 가리켜 “지금은 개각을 할 때가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면서 “그것이 여기 있는 사람들과 전 세계 사람들이 이집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해 무바라크의 겉핥기식 개혁 행보를 묵살하는 듯한 표현을 내놓았다.

성명을 통한 원격 압박과 함께 미 정부는 위즈너 전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를 카이로로 특파했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이집트 대사를 지낸 그는 이집트 고위 관리들과 정국 수습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위즈너가 오바마 행정부의 공식 대사는 아니다.”라면서도 “그가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공식적 혹은 사적으로 이미 전달했던 메시지를 (이집트 정부 인사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2-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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