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운동’에 서방 탓하는 中

‘재스민 운동’에 서방 탓하는 中

입력 2011-02-24 00:00
업데이트 2011-02-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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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적대세력이 모든 사달의 근원이다.” 지난 20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재스민 운동’을 경험한 중국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서방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적극적으로 내부 단속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주간지 ‘요망’은 최근호에서 공산당 최고위급 치안책임자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중국 내부의 사회모순을 파고드는 서방 적대세력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공산당 중앙사회치안종합관리위원회 천지핑(陳冀平) 부주임(장관급)은 인터뷰에서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서방 적대세력의 책략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면서 “(그들은) 기회를 타 인민 내부모순에 개입함으로써 각종 사달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재스민 운동’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민감한 시기에 치안분야 책임자가 ‘서방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23일 중국 내 좌파 사이트인 4월망(www.m4.cn)에는 ‘존 헌츠먼 미국 대사는 중국을 떠나라!’라는 글과 함께 왼쪽 어깨에 성조기가 그려진 가죽점퍼를 입은 헌츠먼 대사가 지난 20일 베이징 왕푸징 시위현장에 나타난 사진과 동영상이 등장했다.

글은 “당일 시위 현장에는 ‘미국의 개’인 6~7명의 중국인과 100여명의 외신기자, 그리고 헌츠먼 대사가 있었다.”면서 미국이 중국 내 ‘재스민 운동’의 배후라고 단정했다. 인터넷상에서 ‘재스민 운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글이 차단됐지만 이 글만은 예외적으로 접근이 허용되고 있다. 주중 미 대사관 측은 “대사가 가족들과 왕푸징에서 톈안먼 광장으로 가던 중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서둘러 진화했다.

중국은 자국 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시민혁명에 미국의 ‘검은 손’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참고소식은 23일자 1면 머리기사로 “중동의 혼란 국면에는 미국의 전략적 ‘검은 손’이 숨었다 나타났다 한다.”면서 “미국은 ‘민주’라는 대의를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중동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재스민 운동’을 선동하는 글을 맨 처음 게재했던 미국 내 중국어 인터넷사이트 보쉰(博訊)에 “27일 ‘제2차 재스민 혁명 집회’를 갖자”는 글이 게시됐으며 중국에 또다시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검거선풍이 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홍콩의 명보가 보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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