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혼란속 ‘포스트 카다피’ 구상 박차

리비아 혼란속 ‘포스트 카다피’ 구상 박차

입력 2011-03-02 00:00
업데이트 2011-03-02 17: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리비아의 반정부 세력이 무아마르 카다피 퇴진 이후의 미래를 구상하며 과도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42년간의 철권통치에 맞서 유혈 시위를 벌인 반정부 시위대는 제2도시 벵가지와 다른 도시에서 ‘포스트 카다피’ 시대의 리비아를 통치하고자 정치 및 군사위원회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반정부 세력으로 넘어간 동부 도시 벵가지에서 지난주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을 중심으로 과도 정부가 구성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지난달 27일(현지시각)에는 해방 도시들을 중심으로 국가위원회가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세력은 특히 1일 군사위원회를 출범시켜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저항 세력 구축 작업에 나섬으로써 시위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카다피 세력에 자체적으로 맞서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카다피의 친위부대가 반정부 세력에게 넘어간 도시에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하면서 이들 도시에서는 두려움과 불확실성 속에 상당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위원회의 권한과 역할 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이견마저 표출되면서 위기 상황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벵가지에서 변호사와 활동가, 반기를 든 군부 세력 등이 구성한 연립정부의 구성원인 살와 부가이기는 “절망과 희망 등이 공존하는 상충되는 감정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사회가 트리폴리 등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연정이 외국의 공습을 원하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카다피에게 반기를 든 인사들은 과도정부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유엔 주재 리비아 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2일 “카다피가 트리폴리에서 건재한 상태에도 과도정부가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카다피 정권에 반기를 든 군인들 역시 단합된 군대를 짜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사태가 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에도 자원외교를 펼친 중국의 모험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수만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리비아를 탈출하는 모습이 아프리카에서 석유와 가스 등 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이 감수했던 리스크가 얼마나 컸는지를 부각시킨다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들이 두려워하는 기회를 좇으려고 중국 업계는 오랫동안 이런 위험을 감수해 왔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올던 런던 정경대 교수는 “중국이 이제서야 정세가 불안한 나라에 자국인을 진출시키는 것의 복잡한 의미를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리비아의 소요 사태 이후 각종 수단을 적극 동원해 리비아에서 3만명에 가까운 자국민을 철수시켰고 철수 작업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력이 강한 국가의 근로자 외에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아시아 각국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리비아를 벗어나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유엔 주재 아시아 각국 대사관은 “방글라데시인 5만명, 태국인 2만5천명, 필리핀인 2만6천명 등 총 10만명의 아시아인들이 리비아에 체류중”이라면서 국제사회에 자국민에 대한 안전한 철수를 위해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