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카다피, 원유시설 폭격…반군 저지선 위협

[리비아 내전] 카다피, 원유시설 폭격…반군 저지선 위협

입력 2011-03-11 00:00
업데이트 2011-03-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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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결국 원유 시설 파괴에 나섰다. 카다피 군대는 공습을 확대하는 등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반군의 동부전선이 대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AP·AFP통신 등 외신들은 반정부군과 목격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카다피 정부군이 9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라스라누프의 원유 시설에 폭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군은 이날 최소 3차례의 공습을 통해 라스라누프와 이곳에서 서쪽으로 10㎞ 떨어진 시드라 원유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압델하페즈 고카 반군 대변인은 “정부군이 유정은 물론 원유 시설도 공격했다.”며 국제사회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의 코크리 가넴 회장은 “오늘 폭발은 원유가 아닌 작은 규모의 디젤 저장고에서 일어났다.”며 원유 시설 피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루 생산량이 50만 배럴 정도”라면서 기존 원유 생산량 160만 배럴의 3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카다피 군은 라스라누프에 이어 10일 낮이 되면서 브레가까지 공습을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반군은 화력의 절대 열세 속에 동부 저지선이 위기에 빠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다피 친위대 소속 전투기들의 공습과 맹공으로 카다피 군의 육상 진격을 막기 위한 저지선도 빈 자와드와 라스라누프 사이에서 수시로 옮겨졌다. 원유시설 밀집 지역에서는 일부 시설이 폭격을 맞았는지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부상자 이송을 위해 질주하는 구급차량들의 사이렌 소리가 도시 곳곳에 퍼져 나갔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의료진은 지난달 17일 이후 리비아 동부지역에서만 교전 중 사망자가 400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다수 시신은 수습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550㎞ 떨어진 라스라누프는 반군 대표기구가 있는 벵가지로 향하는 관문이기도 한 까닭에 반군이 총력을 다해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카다피 친위대는 전투기를 동원한 정밀 타격으로 이미 지난 8일 인근 도시인 빈 자와드를 반군으로부터 탈환하는 등 반군의 저지선이 점차 무력화되고 있다.

카다피 군이 라스라누프 원유시설 폭격에 이어 라스라누프의 동쪽 도시인 브레가 지역에까지 공습을 확대하자 반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 때문에 반군은 친위대 전투기가 공습에 나서지 못하도록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조속히 설정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리비아 반군 지도부 ‘국가위원회’를 대표하는 무스타파 압둘 잘릴 전 법무장관은 “상황이 지속될수록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폭격으로 라스라누프에 있는 리비아 최대의 원유 정제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라스라누프의 전체 원유 정제 규모는 하루 22만 배럴로 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연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자위야의 경우 일일 12만 배럴 규모의 정제 시설이 몰려 있지만, 이곳 역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두 도시의 정제 시설은 리비아 전체의 88%를 차지한다.

원유 시설 파괴가 현실화되자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 런던 선물시장의 원유 선물가는 배럴당 116.5달러로 급상승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3-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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