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오늘 伊 사태 논의 긴급 수뇌부 회동

EU, 오늘 伊 사태 논의 긴급 수뇌부 회동

입력 2011-07-11 00:00
업데이트 2011-07-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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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논의 유로 재무회담과 별도 소집’다음은 伊 차례’ 우려 속 국채 투매”伊 구제시 스페인 두배인 6천억유로 필요”

선재규 기자= 유럽연합(EU)이 그리스 위기가 유럽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로 본격 전이되는 것을 막기위해 11일(이하 현지시각) 긴급 수뇌부 회동을 소집함으로써 당국의 지원과 개입에도 불구하고 유로 위기가 시장의 당초 우려대로 계속 확산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EU 소식통을 인용해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1일 오전 8시(한국시각 같은날 오후 3시) 브뤼셀에서 EU 수뇌부 긴급 회동을 소집했다고 전했다. 반롬푀이의 대변인도 회동을 확인했다.

수뇌부 긴급 회동은 같은날 오후로 예정된 유로 재무장관 회담과 오는 15일의 91개 유럽 대형은행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에 앞서 이뤄지는 것이다.

수뇌부 회동에는 유로 그룹(역내 재무장관 모임)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겸 재무장관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그리고 EU의 올리 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이 참석한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대변인은 그러나 “이것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회동이 아닌 의견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견해를 조정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브뤼셀 회동에서 이탈리아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더 구체적으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의 또다른 EU 관계자들은 지난 8일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채권을 투매했음을 상기시키면서 브뤼셀 회동에서 ‘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문제’가 중점 거론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를 2차 구제하는 문제도 협의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그리스를 2차 구제하는 문제는 11일 오후 소집되는 유로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중점 거론될 예정이다. 그러나 2차 구제의 핵심 선결 사안인 민간 채권 은행단의 ‘자발적 차환’을 둘러싼 협의가 지난 2주여 계속됐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갈수록 떨어져 가격과 반대로 가는 수익률이 지난 8일 10년물의 경우 5.28%까지 치솟았다.

유로 채권시장의 가늠자인 독일 국채(분트) 같은 만기물과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유로권 기록인 245베이시스포인트(1bp=0.01%)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이탈리아 국채 투자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5.5-5.7%까지 상승하면 이 나라 재정을 유지하는데 큰 부담이 가해질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재정 감축안을 놓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이탈리아 채권 투자를 망설이게하는 또다른 요소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CB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탈리아 채권이 투매된) 지난 금요일(8일) 같은 사태가 더 반복되면 (이탈리아가) 버티기 힘들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탈리아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스페인이 ‘다음 차례’라는 인식이 앞서 금융시장에 많았으나 상황이 변했다면서 스페인을 구제하는데 소요될 비용이 3천억유로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반해 이탈리아의 경우 3년간 구제하는데 6천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탈리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이 역내의 다른 재정 위기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지만 문제는 차환이라면서 향후 5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9천억유로임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그리스 2차 구제와 관련해 협상의 초점이 중단기 채무 차환으로부터 3천500억유로에 달하는 전체 채무의 구조조정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그리스 채권 매입을 직간접 지원하는 방안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미 몇백억유로의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ECB가 직접 추가 매입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4천400억유로에 불과한 EFSF로서는 이탈리아를 구제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강조했다. EFSF를 만들 때도 이탈리아 구제는 애당초 설정되지도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EU 수뇌부가 이탈리아 문제로 11일 긴급 회동한다고 보도하면서 그러나 유로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질지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또 수뇌부 회동에 참석하는 반롬푀이와 바호주가 같은날 오후 브뤼셀에서 재소집되는 유로 재무장관 회담에 참석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11일 미국 헤지펀드들이 이탈리아 위기의 심각성을 예상해 지난달 이미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대거 쇼트 포지션(공매도)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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