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서 연쇄테러‥87명 사망

노르웨이서 연쇄테러‥87명 사망

입력 2011-07-23 00:00
업데이트 2011-07-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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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경찰 “피해규모 대재앙 수준”..

노르웨이 정부 청사와 노동당 청년캠프 행사장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각) 발생한 연쇄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87명으로 늘어났다.

외스테인 맬란드 노르웨이 경찰청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수도 오슬로에 있는 정부청사 폭탄테러에 이어 발생한 북서부 우토야섬 노동당 행사장 총격사건의 사망자만 “최소 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번 총격사건 한두 시간 전에 오슬로 정부청사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쇄 테러는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 사건 이후 서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참사로 알려졌다.

맬란드 경찰청장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인한 중상자들 때문에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사건의 피해규모가 ‘대재앙’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정확한 부상자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섬 안에 폭발물들이 설치됐을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560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하는 여름캠프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연설할 예정이었다.

사건 현장을 목격한 에밀리 베르사즈(19) 양은 이 같은 사건이 미국에서나 발생했을 법한 일이라며 특히 노르웨이에서 일어났다고는 믿을 수가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애초 이번 총격 사건으로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이후 수 시간 만에 사망자 수가 최소 80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총격사건 현장에서 노르웨이 태생의 32세 백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며, 이 남성이 두 테러사건 모두에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NRK와 TV2 등 노르웨이 현지 언론은 체포된 용의자의 이름이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로, 그가 극우주의 세력과 연루돼 있으며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된 무기가 2점 있다고 보도했다.

’민족주의자’를 자처하는 용의자는 반이슬람 성향의 웹사이트에 자주 글을 올렸으며, 현대 정치를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싸움이 아닌 민족주의 대 국제주의의 싸움”으로 규정하면서 다문화주의를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정부청사 인근 폭탄테러 현장에서 사건 직전 자동차 한 대가 고속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번 사건이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이번 사건이 유럽에서 가장 평화적인 나라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며 “노르웨이의 민주주의와 국민을 망가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이와 함께 노르웨이가 조만간 이번 테러의 배후가 누구인지, 그 배후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도 이번 테러와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 차 노르웨이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표하며 “테러발생 방지가 전 세계 국가의 이해관계와 연관된 일이라는 사실을 이번 연쇄테러가 상기시켜 준다. 각국이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보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도 마틴 네시르키 대변인을 통해 노르웨이 정부와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엔이 ‘극악무도한’ 이번 사태를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1993년 체결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오슬로 협약 등 각종 평화협약을 중재하면서 국제 평화의 상징국이 됐던 노르웨이는 아프가니스탄에 약 500명의 병력을 파견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공격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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