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개입 새 변수될지 주목
이날 새벽 다마스쿠스 북서쪽의 자므라야에 있는 한 연구소 건물에서 수차례 폭발이 일어났으며, 이는 이스라엘 폭격기의 공습에 따른 것이라고 시리아 활동가들의 주장을 인용해 사나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고위 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시리아와 관련 있는 헤즈볼라에 이송될 이란제 미사일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레바논의 외교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최근 헤즈볼라에 이송될 무기를 없애기 위해 3곳을 공습 목표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은 지난 3일에도 시리아의 무기고로 추정되는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의 창고를 공습했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폭파된 무기들이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이며,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전달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슬람 최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서 결성됐으며, 바샤르 알아사르 시리아 대통령은 이란의 무기를 헤즈볼라에 공급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월 시리아의 군시설과 레바논으로 향하던 군용차량 행렬을 공습했다고 이달 초 시인했다.
중미를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습 다음 날인 4일 NBC 소유의 스페인어 방송채널 텔레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첨단 무기가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리스트 집단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정당한 권리”라면서 사실상 이스라엘의 공습을 지지했다.
한편 지난 2일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 바니아스시의 바이다 마을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등 최소 150명을 처형하고 불에 태우는 등 학살을 저질러 현지 주민 4000여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는 잔혹한 행위가 벌어졌다”며 시리아 정부를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치명적인 독성물질인 사린 가스를 담은 화학무기를 반군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 국방부가 내전 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에서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의 후속 대응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코스타리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지상군의 시리아 투입이 미국뿐만 아니라 시리아에도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5-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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