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비싸고 힘들고…미국 대안형 대학교 인기”

“대학 비싸고 힘들고…미국 대안형 대학교 인기”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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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성 대학교육을 비판하며 출발한 대안형 대학교가 인기를 끌고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6일 보도했다.

’엔스티튜트(Enstitute)’라는 이름의 이 학교는 2년 교육 과정으로 정보통신(IT), 컴퓨터 프로그래밍, 어플리케이션(앱) 등에 대한 전문 기술을 가르친다.

미국 사회에서 대학 교육에 불만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학비는 비싸고 학자금은 졸업 후에도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는데, 대학은 적절한 교육을 하지 못한다는 게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2000∼2011년 학비는 42% 증가했고, 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들은 졸업 시 2만 6천 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

엔스티튜트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설립됐다. 낮은 등록금을 받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엔스티튜트는 올해 500명의 지원자 가운데 11명을 선발했다.

입학생들의 나이는 18∼24세고, 이들 가운데 9명은 1년 이상 대학을 다녔다. 대학졸업자도 3명이나 된다.

엔스티튜트는 일하면서 배우는 것을 프로그램 목표로 잡았다.

학생들은 전문가에게 해당 분야의 교육을 받으며, 낮은 임금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회사에서 견습을 받고, 교육을 마치면 해당 회사 취업에 도전할 수 있다.

엔스티튜트는 또 약식 교육 과정도 운용한다.

일주일에 8시간 동안 영어, 사회학, 역사, 금융, 컴퓨터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인 등을 가르치고 일본 문화, 존 키츠(영국 시인)의 문학 등의 수업도 제공한다.

6주마다 리포트를 내야 하고,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다.

엔스티튜트는 올해는 주로 IT 분야 견습에 치중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디지털 광고 분야나 비영리단체 견습도 시작할 계획이다.

학비는 매년 1천500 달러(약 164만 원) 정도지만, 장학금이 매달 1천600 달러(약 176만 원)에 달한다.

엔스티튜트는 지난해 30만 달러(약 3억 2천800만 원)의 기부금을 받았으며, 2014년 가을까지 여러 도시를 다니며 기부금을 모을 계획이다.

엔스티튜트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 케인 새한은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대학교육의 대안 교육기관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거나 대학에 진학할 여유가 없는 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엔스티튜트가 대학교의 대안학교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대학 졸업장이 ‘필수조건’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의 존 설리반 교수는 “여전히 상당수 기업은 직원을 선발할 때 졸업장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엔스티튜트 졸업생이 취업 시장에 나왔을 때 인사담당 부장이 이들의 경력을 회의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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