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양팔 없는 예술가에 “지문 달라” 황당 요구

영국, 양팔 없는 예술가에 “지문 달라” 황당 요구

입력 2013-05-06 00:00
수정 2013-05-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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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정부가 선천적으로 양팔이 없는 카자흐스탄 예술가에게 지문이 없다는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자흐 현지 신문인 탱그리 뉴스는 유명 화가이자 핵실험 반대운동가인 카리프벡 쿠유코브가 최근 영국에서 열린 반핵 국제회의에 참석차, 비자를 신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5일 전했다.

올해 45세인 쿠유코브는 옛 소련시절 450회 이상의 핵실험이 진행됐던 카자흐의 세미팔라틴스크 출신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 2천 500개에 맞먹는 방사선노출 피해로 태어날 때부터 양팔이 없다.

하지만 그가 입과 발가락을 사용해 그린 그림이 예술성을 인정받아 미국과 독일, 일본 등에서 전시되며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핵실험의 위험성을 알리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를 도우려고 핵무기 실험을 반대하는 국제단체 아톰프로젝트(Atom project)의 명예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쿠유코브는 비자거부와 관련해 “지난달 15일 영국 비자신청을 하며 지문제출을 못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정면사진과 측면사진을 함께 보냈다” 그러나 몇 일전 “지문이 없어서 비자를 줄 수 없다”며 지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2월 미국 방문 때도 입국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이 같은 요구를 황당해했다.

미국은 2004년부터 외국인 입국자의 지문 확인제도를 시행 중이며 영국은 비자 발급 또는 외국인 등록 때 지문 및 얼굴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쿠유코브가 속한 국제단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지문을 요구하는 비자거부원문이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팔로워들은 “미친”, “나쁜 놈”, “정신이상” 등 영국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으며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다.

아직 영국 당국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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