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해 지하 609㎞서 규모 8.3 지진 관측

오호츠크해 지하 609㎞서 규모 8.3 지진 관측

입력 2013-09-23 00:00
수정 2013-09-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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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지진으로는 최대 규모…양상은 얕은지진과 비슷

지난 5월13일 오호츠크해 지하 609㎞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관측돼 깊은지진(심발<深發>지진)으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UCSC) 과학자들은 사이언스지에 실린 지진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상부의 암석들이 어마어마한 압력을 가하는 지하 609㎞의 깊이에서 어떻게 암석이 다른 암석과 어긋나며 미끄러지는 이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호츠크해 지진이 지난 1994년 볼리비아 지하 637㎞에서 일어난 종전 최대 지진에 비해 규모가 30% 컸다고 밝혔다.

깊은지진은 상부 맨틀층과 하부 맨틀층 사이 400~700㎞ 지하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가리킨다.

이런 지진은 하나의 판이 다른 판 밑으로 파고드는 섭입대의 깊은 지하에서 받는 압력 때문에 일어나는데 진원이 워낙 깊은 땅 밑에 있어 지상에서는 재해를 일으킬 만큼 진동이 심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오호츠크해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전세계 수백 개의 지진 관측소에서 기록됐으며 1994년 볼리비아 지진에 비해 3배나 많은 TNT 35메가톤 급의 에너지가 방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지진으로 생긴 균열부의 길이가 180㎞로 깊은지진으로서는 가장 길었으며 마치 지표면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얕은지진(천발<淺發>지진)처럼 초속 4㎞(시속 9천㎞)의 빠른 속도로 균열부가 벌어지는 전단(剪斷) 단층 작용이 일어나 단층이 최고 10m, 평균 2m 어긋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볼리비아 지진의 경우 균열 속도가 매우 느렸고 암석이 급속히 어긋나고 부서지는 대신 변형이 일어났다면서 두 지진의 이처럼 극적인 차이는 섭입판의 연령과 온도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캄차카 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에 위치한 오호츠크해 밑의 태평양 섭입판은 볼리비아 지진으로 어긋난 판보다 온도가 훨씬 낮았으며 오호츠크 지진 때는 대양판이 쿠릴-캄차카 섭입대 속으로 파고들 때 생긴 단층이 다시 균열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청난 압력을 받는 깊은 지하에서 어떻게 전단균열이 일어났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액체가 단층에 윤활 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액체가 이처럼 깊은 지하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암석에서 압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단층이 조금만 어긋나도 마찰로 인해 암석이 녹아 액체가 생기고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열효과가 일어날 수 있지만 어긋나기 시작하는 과정 자체가 의문”이라면서 “모종의 광물질 형태 변환이 이 모든 과정을 시작했을 수도 있지만 이를 직접 관찰할 수는 없다. 우리는 다만 이번 지진이 얕은지진과 많이 비슷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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