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번진 美·러 우크라 갈등

우주로 번진 美·러 우크라 갈등

입력 2014-05-15 00:00
수정 2014-05-15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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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美우주정거장 사용연장 거부… 군용 로켓 엔진 수출도 금지키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우주까지 번졌다. 러시아가 2020년 이후 미국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군사 위성에 사용되는 핵심 로켓 엔진의 미국 수출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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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활한 미국인 우주인 릭 마스트라키오가 14일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구조팀의 도움을 받으며 우주 왕복선 소유스 TMA-11 밖으로 나오고 있다.  드제즈카즈간(카자흐스탄) AP 연합뉴스
5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생활한 미국인 우주인 릭 마스트라키오가 14일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구조팀의 도움을 받으며 우주 왕복선 소유스 TMA-11 밖으로 나오고 있다.
드제즈카즈간(카자흐스탄) AP 연합뉴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ISS 사용 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고진 부총리는 “ISS의 러시아 섹션은 미국 없이도 버틸 수 있지만 미국 섹션은 러시아의 지원 없이는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다”면서 “미국처럼 모든 것을 정치 이슈로 만들어 버리는 믿을 수 없는 파트너와 중요한 첨단 기술 프로젝트를 계속해 나가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 기업 17곳에 대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미국보다 우주 첨단기술 분야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2011년 예산 삭감으로 우주왕복선 운항을 종료했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인을 ISS에 보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실현되면 2020년 이후로는 우주인을 보낼 수 없어 관련 연구에 차질을 빚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로켓 엔진이다. 러시아가 수출을 금지한 RD-180, MK-33은 미국 군사용 아틀라스 로켓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로고진 부총리는 미국이 군사 용도로 쓰지 않는 경우에만 로켓 엔진을 수출할 것이라며 사실상 불가능한 단서를 달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5-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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