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겐카이원전 보관…후쿠시마 사고 여파 미사용분”전문가 “플루토늄 세탁”…日원전 중단으로 플루토늄 45t 쌓여
일본 정부가 핵폭탄 80발 분량의 플루토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서 빠뜨렸다고 교도통신이 7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사가(佐賀)현 소재 규슈(九州)전력 겐카이(玄海)원전 3호기의 혼합산화물(MOX) 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 640㎏을 IAEA 보고에서 2012년부터 제외했다.
이 플루토늄은 2011년 3월 정기검사 중인 원자로에 투입됐으나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의 여파로 해당 원전이 재가동하지 않아 원자로 내에 2년가량 방치됐다.
2013년 3월 이 플루토늄은 미사용 상태로 원자로에서 꺼내졌고 현재는 연료 풀에 보관 중이라서 IAEA의 사찰 대상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의 원자력 시설에 있는 2011년 말 기준 플루토늄을 2012년 IAEA에 보고할 때 겐카이원전 3호기의 플루토늄 640㎏을 제외하고 1.6t이라고 밝혔으며 작년에도 마찬가지로 보고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원자력위원회 사무국은 “원자로 안에 있는 연료는 사용 중이라고 간주하고 이전부터 보고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핵 테러 대책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자로 안에 있는 연료를 보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연소 중일 때 플루토늄의 양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고 겐카이원전 3호기처럼 미사용 상태의 플루토늄은 보고 대상에서 빼면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올리 헤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보장조치(사찰)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의 플루토늄은 어디에 있던지 (중성자가 조사<照射>되지 않은) 미사용의 혼합산화물(MOX) 연료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AEA가 이것을 미사용 핵물질로 취급해 (현황 확인 등의) 검증작업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면 IAEA 보고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건이 융통성 없이 관행에 집착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사건을 ‘보고 누락’으로 결론을 내린 핵 전문 사이트 ‘핵정보’의 다쿠보 마사후미(田窪雅文) 대표는 마치 “플루토늄 세탁”(돈세탁에 빗댄 표현)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국 국가안보담당 부국장을 지낸 프랭크 폰히펠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핵물리학)은 “보고 내용이 잘못됐으며 오해를 낳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핵무기 비보유국이면서도 장기간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한 결과 이번에 논란이 된 640㎏을 포함해 플루토늄 보유 총량이 45t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핵무기를 적어도 5천500발 이상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플루토늄을 소비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이라 일본 플루토늄 관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