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재판 검토된 법원 서류 입수, 전격 공개
학교 교정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공분을 샀던 전(前) 스탠퍼드대 수영선수 브록 터너(20)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알코올·약물 사용 전력에 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CNN은 재판 과정에서 검토된 법원 서류를 입수해 지금까지 상세히 공개되지 않은 사건의 배경과 정황을 밝힌다며 이렇게 전했다.
CNN이 입수한 검찰의 구형 메모에 따르면 수사관들이 터너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결과 그는 고교 시절부터 파티에 정기적으로 참가하고 술을 마셨으며 마리화나 등 다른 약물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터너는 마치 음주나 약물 사용 경험이 별로 없으며 대학에 와서야 처음 술을 마신 것처럼 보호관찰 담당 직원에게 말했다.
이어 보호관찰국은 재판부에 가벼운 형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서를 냈 으며, 이 의견서는 담당 판사인 애런 퍼스키가 터너에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며 감경 사유를 적용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됐다.
검찰은 “그(터너)는 음주와 파티 경험에 관해 보호관찰국이나 이 법원에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터너가 성폭행 피해자의 신체 부위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단체 메시지로 보낸 것으로 의심할 소지가 있는 정황도 드러났다. CNN은 여러 문단을 할애해 정황을 매우 자세히 설명했으나, 이런 의심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CNN은 터너가 성폭행을 저지르기 전 프러터니티에서 열린 파티에서 성폭행 피해자 자매의 허리를 만지고 키스를 시도하는 등 “공격적”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도 전했다.
터너는 2015년 1월 18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의 카파 알파 프러터니티(미국·캐나다 등에서 남자 대학생들이 모여 사는 기숙사식 사교클럽) 근처의 쓰레기통 뒷편에서 성폭행을 저지르던 도중 근처를 지나던 남학생 2명에 들켜 붙잡힌 후 경찰에 넘겨졌다.
피해 여성은 근처 팰로앨토에 사는 직장인이었으며, 터너가 소속된 카파 알파에서 열린 파티에 자매와 함께 참석한 후 터너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사건 발생 당시 터너와 피해 여성은 만취 상태였다.
터너는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실을 깨닫지 못했으며 자발적으로 성관계에 응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터너는 올해 3월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선고 가능한 법정 최고 형량은 14년이었고 검찰은 6년형을 구형했으나,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며 감경 사유를 적용해 카운티 구치소 복역 6월을 선고했다. 이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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