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오바마 행정부때 규제에 막혀 무산…6일 회담 때 합병건 논의”
“마사는 정말 멋진 친구다. 그에게 감사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가 회장으로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회사 2곳(스프린트와 원웹)이 미국 내에서 일자리 8천 개를 보장했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3대 이동통신회사 가운데 하나인 스프린트를 2013년 216억 달러(25조3022억 원)에 인수했다.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지분율은 82%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6일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4년간 미국에 500억 달러(60조6천억 원)를 투자해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을 대선의 제1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선되자마자 여러 기업 회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진 일자리 창출에 손 회장이 발 벗고 나서주니 트럼프로서는 고맙기 그지없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이동통신업계의 강자가 되려고 했으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대에 규제의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정권교체가 되면서 그에게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를 인수하면서 미국 1, 2위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에 대항하기 위해 스프린트와 T모바일을 동시에 인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동통신사가 3개로 줄어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
WSJ는 “백악관이 마음만 먹으면 스프린트와 모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위해 보상을 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곧 텔레콤 산업을 관장하는 기구의 수장을 임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지만, 통신사 간의 결합에 대해서는 개방적 입장을 보였었다.
WSJ는 손 회장의 한 측근을 인용해 “지난달 6일 트럼프 당선인과 손 회장과의 만남에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와 T모바일을 합병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했지만, 규제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결국, 트럼프가 소프트뱅크의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는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과 무관치 않으며, 사실상 ‘묵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 측은 아직 T모바일 합병과 관련한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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