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로 떠내려간 미 13살 소년, 12시간만에 극적 구조

하수도로 떠내려간 미 13살 소년, 12시간만에 극적 구조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03 11:47
수정 2018-04-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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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가스 대피공간 찾아 생존…하수관 벽 손자국으로 찾아내

장난을 치다 지하 하수도관으로 떨어진 미국의 13살 소년이 1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가족들과 로스앤젤레스(LA) 그리피스 파크로 나들이를 나왔던 제시 에르난데스는 오후 4시 30분께 하수관 입구를 덮고 있는 나무판자로 장난을 치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추락한 곳은 8m 깊이의 하수도관이었다. 시간당 24㎞의 속도로 물이 흐르고 유독가스 위험까지 있는 환경이었다.

함께 놀던 아이가 즉각 어른에게 알려 911에 신고한 후 수색이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부유장비 장착 카메라 등을 동원해 미로같이 복잡한 지하 하수도관을 훑었다.

730m가량을 수색했을 때 소방관들은 하수도관 한쪽 벽에서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다. 물에 젖은 제시가 걸을 때 벽을 짚으면서 생긴 자국이었다.

100여명의 소방 인력이 집중 투입됐다. 마침내 제시를 찾아낸 곳은 애초 그가 추락한 지점에서 1마일(약 1.6km) 조금 못 미치는 곳이었다.

소방관들이 다가가자 ‘도와주세요(Help)’라는 말이 먼저 들려왔다.

소방 관계자는 제시가 숨 쉴 공간을 찾아 버티고 있었던 것이라며, 소방관들 역시 제시를 가족한테 돌려보내기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호스를 내려보냈고, 제시는 이 호스를 붙잡고 12시간 만에 땅 위로 올라왔다.

그는 오물을 씻어내자마자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는 가족에게 전화해 안부를 전했다.

LA 소방국의 브라이언 험프리 대변인은 “지하공간에서, 특히 폐기물과 관련된 공간에서는 메탄, 황화수소와 같은 유독가스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숨쉴 공기가 중요하다”며 “하수관 같은 곳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많은 이들이 기적적이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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