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오만의 신임 술탄으로 왕좌에 오른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가 즉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무스카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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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비둘기’로 불리는 오만 술탄(국왕)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가 타계한 이후 사촌 동생인 하이삼 빈 타리크 알사이드(65) 문화유적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계승자로 지명됐다. 자녀가 없는 카부스 국왕이 남긴 ‘비밀 서한’에 따라 하이삼이 새로운 술탄으로 지명된 것이다.
하이삼 국왕 “국제 분쟁의 조정자 역할 계속”
신임 술탄 하이삼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연설에서 오만을 발전시키면서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외교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즉위 직후 첫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작고한 술탄의 길을 따르겠다”며 “우리의 외교정책은 다른 국가, 국민과 평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국가 주권과 국제협력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오만이 ‘중동의 스위스’라는 애칭처럼 분쟁의 조정자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슬람왕국 오만의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국왕(술탄)이 작년 1월 14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의 왕궁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는 모습. 중동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지킨 카부스 국왕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고 오만 국영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무스카트 AP 연합뉴스
옥스퍼드 졸업한 스포츠광… 오만개발위원장 겸직
1954년에 태어난 술탄 하이삼은 1979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1980년 오만 축구협회장을 지낸 스포츠 애호가로 널리 알려졌다. 외교 분야의 직책을 주로 맡았다가 1990년대 중반 문화유적부 장관이 됐다. 2013년 오만 개발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작고한 오만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사이드의 장례식이 사망 다음날인 11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거행되고 있다. 무스카트 AFP 연합뉴스
이란 “큰 손실”, 이스라엘 “평화 기여“
장례식은 사망 다음날은 11일 수도 무스카트에서 국민적 애도 속에 치러졌고, 왕실 묘역에 안장됐다. 그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와의 관계가 원만한 했다. 이 때문에 ‘중동의 스위스’, 술탄 카부스는 ‘중동의 비둘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런 연유로 그에 대한 애도가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모두의 친구”, 유럽연합은 “비전과 실용성을 가진 지도자”, 유엔은 “평화의 메시지 확산한 지도자”, 이스라엘은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 인물”, 터키는 “위대한 인물”, 이란은 “큰 손실”, 시리아는 “진보와 전진”, 이라크는 “중용과 지혜”, 쿠웨이트는 “매우 위대한 인물”, 이집트는 “선구자”, 영국은 “지극히 현명한 인물”, 프랑스는 “전세계에 개방적”, 독일은 “좋은 친구”라고 평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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