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삼림 소실돼 비 내리면 산사태 잦아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멕시코주 등 미국 중서부 지역이 산불 피해에 이어 홍수까지 겹쳐 몸살을 앓고 있다.26일 (현지시간) 지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콜로라도주 로키 산맥 인근 월도캐년에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바위와 진흙이 밀려내려오는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마니토우 스프링스 가옥 36채가 부서졌고 수십대의 차량이 쓸려내려갔으며 50대 주민 한명도 사망했다.
홍수가 난 지역은 지난해 엄청난 산불이 덮쳐 산림이 거의 타버려 민둥산이 된 곳이다.
산불 피해가 채 복구되기 전에 홍수가 들이닥치자 마니투 스프링스는 쓰레기와 황토로 뒤덮여버렸다.
주민들은 공포와 걱정에 앞다퉈 이삿짐을 꾸리는 실정이다.
집을 잃을 뻔 한 도나 스톤은 AP 통신에 “여기가 너무 위험해서 이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나무 등 산림이 우거진 토양은 폭우가 내리면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여 가둬놓아 산사태 발생을 억제한다.
하지만 산불로 나무가 타버린 산악 지역에 비가 내리면 바위, 자갈, 토양, 심지어는 쓰러진 나무 등이 마구 쓸려내려가 도로와 가옥을 덮친다.
산불 피해 지역에 홍수가 덮친 것은 콜로라도주 뿐 아니다.
낚시 명소로 이름난 뉴멕시코주 페코스 캐년 일대는 산불로 광대한 삼림이 붙타 없어지자 폭우가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했다.
이 홍수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도로가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랜드캐년 관광의 중심지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 지역에서는 2010년에 큰 산불이 휩쓸고 간 뒤 두차례 홍수가 덮쳤다.
지난 7월 맹렬한 산불로 19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애리조나주 야넬힐에도 두차례 홍수가 일어났다.
이들 지역은 산불 복구 뿐 아니라 홍수와 산사태 복구 비용에 재정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콜로라도주는 월도캐년과 하이파크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부서진 도로과 다리 복구에 1천만 달러, 망가진 상수도 시설 복구에 2천만 달러를 책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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