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모 신고 받고도 ‘살인 예고’ 동영상 확인도 안 해
미국 경찰(보안관)의 빈틈 없는 확인만 있었더라면 샌프란시스코 대학가에서 벌어진 ‘예고 총격 살인’은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묻지마 살인극’을 벌인 엘리엇 로저(22)가 몇 주 전 ‘살인예고’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까지 했으나 해당 동영상은 확인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샌타바버라 카운티 보안관실의 켈리 후버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총격이 일어날 때까지 비디오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빌 브라운 보안관도 CBS와 CNN 등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엘리엇을 면담한 경찰은 그가 예의 바르고 똑똑하게 이야기했고, 소심해 보였지만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해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개입이 필요치 않아 보였다”며 “매우 비극적인 상황이었고 시간을 되돌려 무엇인가를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저 가족의 변호인은 엘리엇이 자살과 살인에 대한 비디오를 올린 것을 알고 가족들이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동영상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물론 총을 숨겨 놓았을 그의 방을 수색하지도 않았다.
경찰이 왜 비디오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정신건강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기구인 버지니아 치료지원센터(TAC)의 도리스 풀러 이사는 “위험 신호는 매우 컸고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 ‘헝거 게임’의 조감독 피터 로저의 아들인 엘리엇은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을 원망하면서 “여대생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아일라 비스타의 거리로 가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고 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후 엘리엇은 지난 23일 밤 룸메이트 세 명을 흉기로 살해한 뒤 여학생 기숙사 밖의 여학생 두 명과 식당에 있던 남학생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는 경찰과 총격을 벌이다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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