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스타벅스, CEO가 봉변당한 흑인만나 사죄키로

인종차별 논란 스타벅스, CEO가 봉변당한 흑인만나 사죄키로

입력 2018-04-17 15:25
수정 2018-04-1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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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 편견’ 교육 추가할 것”…경찰부른 직원은 해당 매장서 일 안해

결국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이 어처구니없이 봉변당한 고객들을 직접 만나 사죄하기로 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서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경찰관 [유튜브 영상 캡처] 연합뉴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서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경찰관 [유튜브 영상 캡처] 연합뉴스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매장에 앉아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져 연행당한 흑인 고객들이다.

스타벅스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으로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는 사태가 빚어지자 CEO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사건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 매장에 갑자기 경찰관 6명이 들이닥치면서 일어났다. 스타벅스 매장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것이다.

경찰은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2명에게 다가가더니 곧바로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남성들이 기다리던 상대는 백인 부동산업자 앤드루 야프였다. 뒤늦게 도착한 야프는 경찰관들에게 “이들이 왜 나가야 하느냐. 이건 완전한 차별”이라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옆에 있던 여성 고객도 “내가 전부 다 봤다. 이 사람들은 아무 짓도 안 했다”고 말했다.

주변 손님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회 조회됐다.

[트위터 missydepino][https://youtu.be/OvjICs72fa0]

체포된 흑인 남성 2명은 바로 풀려났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일부 고객들은 해당 매장을 문 닫게 하라며 분노했다. 매장 앞에서 커피를 사 먹지 말라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주민도 나왔다.

몇몇 고객은 일부러 주문하지 않고 매장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주변에 동참을 권유하기도 했다.

나중에 경찰이 설명한 바로는 영수증에 적힌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문이 열리는 화장실 사용을 놓고 해당 고객과 직원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는 ‘화장실 인심’이 후한 편이지만 복잡한 시내 매장에서는 문을 잠가놓기도 한다.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은 16일 아침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나와 이번 일을 “부끄러운 일”이라 부르며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존슨 CEO는 해당 매장 매니저의 행동에 잘못은 없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매니저들에게 ‘무의식적인 편견’에 대한 교육을 추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들이 겪은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공감한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존슨은 “그들을 초청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방안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해 남성들도 존슨 CEO의 만남에 응하기로 했다고 스타벅스 대변인은 밝혔다.

이 남성들의 변호사는 “면담에서 지역사회에 뭔가 생산적인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남 시기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흑인들을 연행하라고 경찰을 부른 매장 직원은 더는 그곳에서는 일하지 않는다고 스타벅스는 밝혔다. 징계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스타벅스는 “우리는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차별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회사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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