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론 잭’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뉴트론 잭’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3-03 22:48
업데이트 2020-03-0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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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재계 이어지는 잭 웰치 추모

트럼프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 찬사
대규모 감원 의미 ‘중성자탄’ 별명 언급
생전에 이병철·정주영 회장 등과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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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별세한 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 증시 현황 전광판에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이 표시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별세한 2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 증시 현황 전광판에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이 표시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뉴트론 잭’과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그는 나의 친구이자 지지자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날 타계한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이같이 추모했다.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이자 ‘세기의 경영자’로 추앙받은 웰치 전 회장은 생전에 대규모 감원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사람만 사라지게 하는 폭탄과 같다는 의미로 ‘중성자(뉴트론) 폭탄 잭’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고인의 별명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훌륭한 거래를 이뤄냈다.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추억을 되새겼다.

고인이 20년간 몸담았던 GE의 래리 컬프 CEO는 성명을 내고 “오늘은 전체 GE 가족들에게 슬픈 날”이라면서 “그는 우리 회사의 모습과 비즈니스 세계를 다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잭이 원했던 것을 정확히 함으로써 그의 유산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1981년 최연소 GE 회장으로 올랐던 고인은 회사를 맡은 초기 120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을 그가 은퇴할 때 세계 2위 규모인 5050억 달러로 올려놓는 성공신화를 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E의 뿌리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GE’는 웰치 전 회장이 일궜다고 평가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숱한 인수·합병 등 고인의 경영방식은 다른 기업인과 경영학도들에게 교과서처럼 평가됐지만, 대규모 감원으로 얻어진 ‘뉴트론 잭’은 훈장이자 조롱이기도 했다. 웰치 전 회장은 물러나면서 제프리 이멜트 전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지만 GE는 이후 버블닷컴 붕괴와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등 악재를 만났다.

생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웰치 전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정주영 회장과 사업을 논의하다가 이해관계가 엇갈리자 정 회장의 제안으로 팔씨름까지 벌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9년 방한 때 고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한국의 경제는 세계 각국에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며 “세계가 한국 국민들의 에너지와 경제회복 속도에 대해 놀랍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3-0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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