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루이스 美민주 하원의원 별세
킹 목사와 1960년대 인권운동 이끌어셀마 행진 때 경찰에 맞아 두개골 골절상
오바마 “나는 그의 희생으로 대통령 됐다”
생전에 트럼프와 이민자 정책 두고 대립
WP “하루 종일 트럼프 목소리는 없었다”
정계 입문한 애틀랜타에 그려진 대형 초상화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한 건물 외벽에 전날 타계한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애틀랜타는 고인이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역이다.
애틀랜타 AFP 연합뉴스
애틀랜타 AF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루이스 의원을 추모하는 의미의 성조기 조기가 게양돼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에 낸 성명에서 “수십년간 그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고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주었다. 나는 미 대통령으로서 취임식 연단에서 선서하기 전, 그를 껴안고 그의 희생으로 내가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고 칭했다.
생전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곧 각을 세워 왔다.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해 합법적 대통령으로 여길 수 없다며 2017년 1월 취임식부터 불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루이스 의원은 끔찍하게 허물어지는 지역구를 바로잡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한다”고 반격했다. 루이스 의원은 또한 이민자 정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1963년 7월 당시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회장이었던 루이스(왼쪽) 의원을 비롯해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끌던 핵심 지도자들이 뉴욕 루스벨트 호텔에서 만남을 갖고 있다. 오른쪽은 마틴 루서 킹 목사.
뉴욕 AP 연합뉴스
뉴욕 AP 연합뉴스
1965년 흑인 투표권 쟁취를 위한 ‘셀마 행진’ 때는 경찰에게 맞아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대중의 공분을 불렀고 흑인 투표권법 제정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40번 이상의 체포·부상 등을 겪었고 1986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33년간 17선 의원으로 활동했다. 2011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에게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0-07-20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