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사태로 연료용 가스 충전 나선 미 휴스턴 시민들
최악의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1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전력 공급이 끊기자 연료용 프로판 가스를 충전하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맹추위는 텍사스주의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이 지역 43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휴스턴 크로니클 제공] 휴스턴 AP 연합뉴스 2021-02-17
지난 15일 텍사스주 휴스톤 교외 지역인 콘로의 이동식 주택에서 추위를 피해 3살짜리 동생과 함께 이불을 덮어쓰고 잠들었던 크리스티안 피네다(11)는 다음날 오후 2시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지역 전기는 14일쯤 끊겼다. 부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피네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텍사스 전력회사인 엔터지와 텍사스전기신뢰협의회(ERCOT)를 상대로 중과실 혐의로 고소했다.
가족들은 소장에서 “엔터지와 ERCOT는 최소 1주일 전부터 한파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긴급 전력망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어떠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정전이 얼마나 지속될 지도 알리지 않아 사람들이 한파에 적절히 대비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엔터지는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언급할 수 없다”고 입장 발표를 피했다. ERCOT는 “아직 소송을 검토하지 못했지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지난주 텍사스주에서는 400만 가구 이상이 최소 하루 이상 정전 피해를 입었다. 30여명이 사망했는데, 대규모 정전 동안 땔감을 때거나 자동차 발전기를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이들도 있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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