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논의를 본격화했지만 테이퍼링을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 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7일(현지시간)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를 공개했다. 대다수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 등) 연준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는 조건인 (미국 경제의)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제에 추가 진전이 없다는 말은 테이퍼링을 위한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수 위원들은 “테이퍼링을 서두를 필요가 없고 정책 변화에 시장이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달 1200억 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이른바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6월 FOMC 논의 테이블에 돈줄을 조이는 테이퍼링이 올라온 것이다. 테이퍼링은 사실상 연준 긴축의 첫 단계로 평가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FOMC 위원들은 “자산 매입의 속도를 줄이기 위한 조건이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위원들은 “경제 진전을 평가하고 자산 매입 계획 변경을 발표할 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축의 첫발을 떼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채보다 MBS 매입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정례회의에서 나왔다. 연준이 MBS를 사들이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아졌고, 이는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수 FOMC 위원들은 “주택시장의 밸류에이션 압박을 고려해 국채보다 MBS 매입을 더 일찍 줄이는 것이 유익하다”고 전했다. 다른 위원들은 “국채와 MBS 매입 속도를 균형감 있게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FOMC 위원들은 “앞으로 있을 회의에서 연준 목표에 대한 경제 진척 정도를 평가하고 테이퍼링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테이퍼링 발표에 앞서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6월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 개시 시점 등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는 평가다. 제롬 파월 의장이 6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했던 언급과 큰 차이는 없었다.
연준의 긴축 우려가 잦아들면서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30% 상승한 3만 4681.7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1% 각각 오르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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