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민 단속’ 장관 사임 등 악재
여론조사서 51% “노동당 지지”한인 2명 지역 의원 출마 ‘눈길’
영국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150개 지역에서 3일(현지시간) 지방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6월 조기 총선 이후 11개월 만에 벌어지는 이번 선거는 내년 3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잉글랜드 주민들의 마음을 보여 줄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최근 윈드러시 세대 추방 검토 논란 등 강경한 난민 정책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보수당 정부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유권자들은 런던의 32개 자치구와 34개 광역도시, 67개 준자치도시, 17개 통합시 등에서 모두 4370명의 지역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영국에서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4년마다 열리지만 지역구에 따라 다르다. 2년에 한 번 지역의회 의원 절반을 뽑는 곳도 있으며 매년 3분의1을 교체하고 4년째는 선거를 열지 않는 곳도 있다. 지방행정체계가 개편돼 의석수가 증가하는 등 변동이 생길 경우에는 이런 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영국의 지방선거에서는 총의석수보다는 지난번 지방선거 대비 의석수 변화를 선거 승패를 가르는 요소로 판단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런던을 포함한 대도시 지역구에선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지지도가 높았다. 여기에 최근 보수당 정부가 ‘윈드러시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흑인과 소수민족 출신들이 표를 몰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노동력 충원을 위해 이주한 카리브해 출신 50만명을 추방하려 했다는 윈드러시 스캔들은 내무장관 사임으로 이어졌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런던 시민 10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노동당을 지지했다고 일간 이브닝스탠더드가 전했다. 런던 외 다른 지역에서도 노동당의 우세가 예측된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치른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집권 보수당이 강세를 띠었다.
보수당 텃밭인 런던 원즈워스와 웨스트민스터 지방의회를 노동당이 차지할지도 관심을 끈다. 법인세가 낮은 두 지역은 1978년과 1964년을 빼고는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이 이긴 적이 없다. 하지만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선 각각 75%, 69%가 반대했고, 지난해 조기 총선에선 모두 노동당이 승리했다. 노동당이 런던에서 150석 이상을 늘린다면 1971년 선거에서 기록한 1220석을 뛰어넘으면서 사상 최대 의석을 보유하게 된다. 영국은 지방의회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행정을 이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는 하재성 재영한인총연합회장 등 한인 2명이 런던 킹스턴 자치구 지역의회 의원에 출마해 결과가 주목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5-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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