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갈등 정치적 이유도…최근 변화 조짐”
최근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따른 갈등 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을 일부 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압박이 있다면 관계 개선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일본 싱크탱크인 도쿄(東京)재단의 오하라 본지 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일본 정부는 당분간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압박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라 연구원은 또 “한국의 경우도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수 있지만 실무 차원에서 안보, 경제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과의 논의가 진행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동북아 안보·경제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일 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과거사 및 영토 갈등 국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동맹이고, 중국에도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긴장 관계에 대비하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하라 연구원은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최근 들어 미묘한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말 윤병세 외교장관과 후미오 기시다(岸田文雄) 외상이 뉴욕에서 회담한 것에 대해 “일본 언론은 교착 상태가 계속됐다고 지적했지만 두 장관이 직접 만나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부석사 불상을 일본에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변화’로 지목했다.
특히 오하라 연구원은 일본과 한·중 양국의 갈등 해소에는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는 장관급이나 실무급에서 안보 등 일부 분야에서 충분히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당장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모든 공직자가 지도부를 의식하기 때문에 정상회담 없이는 실무급에서 움직일 수 없으므로 정상회담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박 대통령이 최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에 대해 “이는 국내 정치적 이유와 함께 부친에 얽힌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그런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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