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위 ‘글램록’ 패션 일조 야마모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보위 ‘글램록’ 패션 일조 야마모토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28 15:09
업데이트 2020-07-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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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가 선도한 ‘글램록’에 의상 디자인으로 힘을 보탠 일본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가 지난 2017년 5월 도쿄에서 교도통신과 인터뷰를 갖던 중 웃고 있다. 교도 통신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가 선도한 ‘글램록’에 의상 디자인으로 힘을 보탠 일본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가 지난 2017년 5월 도쿄에서 교도통신과 인터뷰를 갖던 중 웃고 있다.
교도 통신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1960년대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의 이른바 글램 록 패션을 창조하는 데 역할을 한 일본인 패션 디자이너 야마모토 간사이가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의 딸이자 영화배우인 야마모토 미라이(45)는 아버지가 백혈병과 싸우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등졌다고 27일 성명을 통해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고인은 외계에서 온 예언자 캐릭터 ‘지기 스타더스트’를 보위가 만들어내자 의상 등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며 일본의 전통 스타일, 특히 카부키 극장 등의 이미지를 패션으로 융합해낸 것으로 이름 높다.

딸 미라이는 “내가 보기에 아버지는 세상이 자신을 알아 본 대로 특이하고 열정적인 영혼을 지닌 예술가였으면서 생각도 깊고 따듯한 심성에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다”고 돌아본 뒤 “그는 커뮤니케이션에 가치를 부여했고, 내 인생을 통틀어 사랑으로 날 감쌌다”고 애도했다.

원래 오는 31일 “슈퍼 에너지 쇼”를 기획했는데 고인의 사망에도 취소하지 않고 열리게 된다고 미라이는 말했다. 또 가족끼리 장례식을 이미 치렀다며 더 많은 이들과 작별하는 일은 가까운 가족과 상의하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시점임을 감안해 향후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미라이는 설명했다.
야마모토 간사이는 데이비드 보위의 영화 ‘지기 스타더스트’와 투어 공연 ‘알라딘 사네’에 파격적이고 다채로운 의상 컨셉트를 제공했다. AFP 자료사진
야마모토 간사이는 데이비드 보위의 영화 ‘지기 스타더스트’와 투어 공연 ‘알라딘 사네’에 파격적이고 다채로운 의상 컨셉트를 제공했다.
AFP 자료사진
1944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공학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택했다. 1971년 런던 패션 위크 무대에 선 첫 일본인 디자이너의 영예를 차지했는데 당시 잡지 ‘하퍼스 앤드 퀸’은 “올해의 쇼, 박진감 넘치는 쿠데 극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 보위를 처음 만나 ‘지기 스타더스트’와 ‘알라딘 사네 투어’ 의상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2016년 ‘할리우드 리포터’ 인터뷰를 통해 “내 의상들이 데이비드와 그의 노래, 음악의 일부가 됐다. 그 의상들은 그가 세상에 전달한 메시지의 일부가 됐다. 심지어 그는 훨씬 더 미친 영향력을 미치길 바랐다”고 털어놓았다. 보위에게 입힌 일본 전통의 간지 의상들도 사람들의 뇌리에 지금도 박혀 있다.

고인의 의상을 입은 뮤지션으로는 엘튼 존, 스티브 원더, 존 레넌, 가장 최근에는 레이디 가가 등 쟁쟁한 스타들이었다. 그의 이름을 내건 패션쇼는 뉴욕과 파리, 런던에서도 1992년까지 열렸다. 인도, 러시아, 베트남에도 진출해 패션과 음악, 춤이 어우러진 슈퍼 쇼를 선보였고 1993년에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12만 청중에게 화려한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야마모토 간사이(가운데)가 지난 2012년 9월 베이징에서 일중 관계 정상화 40주년 기념 패션쇼 도중 모델 출연자와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교도 통신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야마모토 간사이(가운데)가 지난 2012년 9월 베이징에서 일중 관계 정상화 40주년 기념 패션쇼 도중 모델 출연자와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교도 통신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패션 행사 외에도 2008년 도쿄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회담장 디자인과 행사를 기획했고, 나리타 공항과 도쿄를 잇는 스카이라이너 열차 설계를 맡았다.

그의 회사는 성명을 내고 “‘인간은 가없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고인의 모토였다. 그는 그냥 일이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법이 없었으며, 얼마나 어렵든 상관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일을 추구했다”고 기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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