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사관 근무 직원들 대신 이전 정부 공무원들 대피
日자위대 첫 외국인 수송 임무 수행교도통신 통신원 자국민 1명만 대피
대사관 근무 아프간인 500명은 실패
방사청 “대피 작전 계속은 어려워”
IS 테러로 막힌 카불공항…희망 끊어져
영국군 등 각국 대부분 대피작전 종료
카불 공항서 통신원 태우고 온 자위대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교도통신 소속 일본인 통신원 1명을 태우고 지난 27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자위대 수송기. 2021.8.28 이슬라마바드 교도 연합뉴스
日자위대, IS 자살폭탄 테러 속
대사관 직원은 한 명도 대피 못 시켜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항공자위대 수송기는 지난 26일 아프간인 14명을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 대피시켰다.
아사히는 이들 아프간인 이송은 미국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했다.
자위대가 이번 파견의 근거가 된 자위대법 제84조4 규정에 따라 외국인의 수송 임무를 수행한 것은 처음이다.
‘재외국민 등의 수송’을 규정한 자위대법 제84조4는 외국에서의 재해, 소요 등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외무상 요청에 따라 방위상이 수송 임무를 수행토록 하면서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이 규정에 근거한 자위대의 활동은 지금까지 4차례 있었지만 모두 일본인이 대상이었다.
이번 수송은 일본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현지인 대피를 위해 파견된 자위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간 공항을 겨냥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 영향으로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알려져 주목된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한 뒤 한 모스크에서 대중 연설을 하는 칼릴 우르라흐만 하카니.양쪽 옆에 미군 제복과 장비, 무기 등을 과시하듯 지닌 병사들의 호위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아프간 대피 작전 위해 파견되는 日자위대 수송기
일본 정부는 23일 항공자위대 소속 수송기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했다. 현지 거주 일본인과 일본대사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한 아프간 직원과 그 가족을 대피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 사이타마현 이루마 공군기지에서 이륙 준비를 하는 C-130 수송기 모습. 2021.8.23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예정치 않은 아프간인 태운 것” 日정부자위대 수송기편으로 아프간을 탈출한 14명은 본래의 파견 임무에 따른 대피 지원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이어서 임무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프간) 국내에 남을 경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었다”며 미국이 이들의 대피 지원을 요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송 대상인 일본대사관 근무 아프간인 직원 등이 공항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에 외국 정부 요청으로 예정하지 않았던 아프간인을 태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처럼 버스로 공항 이동하려 했으나
공항 폭탄 테러로 대피 작전 무산
일본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자국 대사관과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근무했던 아프간 직원 및 그 가족 등 500명가량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 3대와 정부 전용기 1대를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으로 보냈다.
자위대 수송기는 25일 이후 카불 공항에 여러 차례 착륙했지만 일본을 위해 일해온 아프간 현지인은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한국처럼 전세버스를 이용해 대사관에서 근무한 아프간인들을 데려오려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6일 일본대사관 등에서 일해온 아프간인과 가족 등 수백 명이 일본 정부가 마련한 10여 대의 버스를 타고 카불 공항으로 가려던 참에 공항 부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대피 작전이 무산된 것이라고 전했다.
27일(현지시간) 아프간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으로 들어가려 버스주위에 모인 사람들. AP
아프간에는 현재 극히 소수의 일본인이 본인이 원해 남아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미군의 철수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카불 공항에 파견한 외무성·방위성 요원을 일단 철수시켰지만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있는 수송기는 계속 대기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일본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지원 노력을 계속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 입장이라고 했지만, 요미우리신문은 방위성 간부를 인용해 “대피 작전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상반된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8.26
공군 제공
공군 제공
카불의 미 공군기지로 몰려든 아프간인
카불 AP
영국군을 태운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등 대다수 국가가 아프간 대피 작전을 속속 마무리했다. 영국 국방부는 전날 “영국군을 태운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을 떠났다”며 사진과 함께 트윗을 올렸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국가들은 27∼28일 대부분 대피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아프간에 남은 자국민과 조력자에 대해 “모두 데려오지 못해 유감”이라며 대피 작전 종료 이후에도 육로를 통한 탈출 지원 등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카불에 유엔이 통제하는 ‘안전지대’(safe zone)를 조성하자며, 30일 예정된 유엔안보리 긴급회의에 영국과 함께 이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아부다비에 도착한 아프간인들
프랑스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과 처음으로 직접 대화를 했다고 BFM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프랑스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과 처음으로 직접 대화를 했다고 BFM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영국군 병사들이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군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우리도 태워주세요” 담벼락 희망 막아
카불공항은 지난 26일 발생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테러 사건 이후 현지인들의 접근이 거의 차단된 상황이다.
이전에는 수송기 탑승 명단에 오른 현지인 조력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현지인이 공항 담벼락 주변에 장사진을 치고 “우리도 태워달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기다렸다.
하지만 26일 카불공항 외곽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해 170명 이상이 숨지고, 1300명 이상이 다치자 탈레반은 공항 경계를 강화한다며 장갑차 등을 동원해 주변 접근을 차단했다.
공항 가는 길목에 검문소를 늘리고, 탈레반 대원들을 추가로 투입했다.
카불공항 추가 테러 경고도 나왔다.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면서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고 경보령을 내렸다. 대사관은 특히 사우스(에어포트 서클) 게이트, 내무부 신청사, 공항 북서쪽에 있는 판지시르 주유소 근처 게이트에 테러 위협이 제기됐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 대원들이 공항 내부로 들어갔고, 미군이 떠나고 나면 평화롭게 공항 통제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전날 말했다. 이달 15일 탈레반이 20년만에 아프간의 정권을 다시 잡은 뒤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카불공항 내부, 탈레반이 카불공항 외부 통제권을 가졌다.
카불 공항서 영국군에 아이 건네는 아프간 남성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26일(현지시간) 국외로 탈출하려는 한 아프간 남성이 아이를 영국군 낙하산 부대원에게 건네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자국민과 아프간인 1만4천500여 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미 육군 제공] 카불 AP 연합뉴스 2021-08-28
카불 공항서 아프간인 탈출 돕는 미 해병대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통제소에서 26일(현지시간) 미국 해병대원이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을 돕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2021-08-28
카불 폭탄테러 현장 아비규환
이슬람국가(IS)가 배후로 자처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의 연쇄 폭탄테러 현장. 피투성이 시신들이 도랑에 잠겨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시신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생존자를 찾고 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26일(현지시간) 두 차례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안팎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카불 AP 연합뉴스
카불 AP 연합뉴스
탈레반 통제로 사실상 국경 통과 불가능즉시 아프간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공항이 곧 막히게 되자 현지인들은 육로를 통해 국경 지역에 몰리고 있다.
아프간은 이란,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육로를 이용해 파키스탄, 이란 등으로 탈출하는 방법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았지만, 탈레반이 주요 길목을 통제하고 있고 무역상이나 여행허가증을 가진 이들이 아니면 국경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변국들은 이미 아프간 난민이 넘치기에 추가 난민 유입에 난색을 보인다.
파키스탄 당국은 최근 북부 토르캄과 남서부 차만 등 아프간과 연결되는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신원 확인 절차를 크게 강화했다.
아프간과 900㎞ 길이의 국경을 접한 이란도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하고,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는 난민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설치했다.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의 폭탄테러 현장에 사상자들의 가방과 소지품, 옷가지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2021-08-27 카불 AFP 연합뉴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8.26
공군 제공
공군 제공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부상한 시민들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침상에 누워 있다.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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