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9주째 반대 시위에도… 의회 ‘사법부 무력화’ 법안 가결

이스라엘 29주째 반대 시위에도… 의회 ‘사법부 무력화’ 법안 가결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3-07-25 02:24
업데이트 2023-07-2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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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 상실

과반 차지한 극우 연합 표결 강행
네타냐후, 심장조율기 단 채 등원

정보예비군 1000명 복무중단 선언
바이든 “네타냐후 정부 가장 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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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크세네트에서 열린 최종 투표에서 사법개혁법이 가결된 직후 여당 리쿠드당 의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크세네트에서 열린 최종 투표에서 사법개혁법이 가결된 직후 여당 리쿠드당 의원들과 기뻐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보수연정이 24일(현지시간) 크세네트(의회)에서 대법원의 사법심사권 폐지 등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권력 분립 원칙 폐기를 골자로 한 ‘사법개혁법’을 최종 의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행정·입법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에서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의 견제 기능마저 사라지면서 이스라엘의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는 마침내 현실이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법개혁 통과를 강행해 온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주말 인공 심장을 교체하는 대수술을 받은 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날 오전 퇴원해 의회에 직접 출석해 최종 의결 과정을 지켜봤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법개혁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고 의회 밖 도로를 차단했다.

각종 부패 혐의로 기소돼 실각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극우 우파들과 연정을 꾸려 6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정치를 방해하는 판사들을 통제하기 위해 제안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사법개혁법’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기본법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 단원제인 이스라엘 의회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연합은 전체 120석 가운데 과반인 65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에 걸림돌이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년간 이스라엘을 지배한 엘리트 유대인들은 유대교의 종교법적 구속을 받지 않는 세속적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려 애써 왔지만, 최근 정치적 영향력이 커진 종교적 민족주의자, 정통 유대주의자들은 기성 엘리트 정치인들의 의제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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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법 통과로 이스라엘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의회 앞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는 모습.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사법개혁법 통과로 이스라엘 민주주의가 후퇴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의회 앞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있는 모습.
예루살렘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한 시민들은 지난 29주간에 걸쳐 거국적 반대 시위를 벌여 왔다. 전날 1만명의 예비군이 복무 거부 선언에 동참한 가운데 이날 정보부대에서 활동 중인 약 1000명의 예비군이 사법개혁에 반대해 복무 중단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정부는 내가 50년간 이스라엘 정부를 상대하면서 본 것 중 가장 극단적”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최영권 기자
2023-07-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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