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세기 국내 축성술 변화·동아시아 건축 교류 증거”

“7~19세기 국내 축성술 변화·동아시아 건축 교류 증거”

입력 2014-06-23 00:00
수정 2014-06-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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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가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가치는 ‘비상시의 왕궁’이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임진왜란(1592~1598)과 정묘호란(1627), 병자호란(1636) 등 국가전란 시 왕실과 조정의 명운을 보장하는 임시 수도의 역할을 했다. 또 방어력을 갖춘 산성도시로서 조선시대 행궁 가운데 유일하게 종묘와 사직을 갖춘 왕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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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1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5곳의 장대 중 유일하게 남은 누각으로 지휘와 관측을 목적으로 영조 27년(1751년) 중건됐다. 헌종 2년(1836년) ‘수어장대’라는 편액을 달았다. 문화재청 제공
한국의 11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5곳의 장대 중 유일하게 남은 누각으로 지휘와 관측을 목적으로 영조 27년(1751년) 중건됐다. 헌종 2년(1836년) ‘수어장대’라는 편액을 달았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인 이혜은 동국대 교수는 “일상적인 왕궁과는 별개 산성이면서도 전란 때 왕이 일상적으로 거주한 곳은 남한산성 외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남한산성은 그 원류를 찾아가면 백제 온조왕 때 왕성과 통일신라 시대 주장성에 잇닿는다. 그러다 1624년 인조 때 뒤로 굽어지는 ‘굽도리 방식’의 산성으로 탈바꿈했다. 18세기 영·정조 때는 석재 중간에 작은 돌을 끼워 넣어 지지력을 높였고, 화포를 쏠 수 있도록 포좌와 포대를 만들었다. 이들 성벽은 시기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남한산성은 7~19세기에 이르는 국내 축성술의 발달 단계와 무기체계의 변화상을 잘 드러낸다”면서 “동시에 16~18세기 동안 전란을 거치며 동아시아의 한국과 중국, 일본 간 산성 건축술이 상호 교류한 중요한 증거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위원회(WHC)는 남한산성이 계곡을 감싸고 축성된 초대형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는 점과 축조와 운용 과정에서 사찰과 승려가 동원된 점 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남한산성에는 수어장대와 숭렬전, 청량당, 현절사, 침괘정, 연무관 등의 기념물 외에 남한산성 소주와 같은 유·무형유산 10점이 곳곳에 자리한다.

아울러 파란만장한 한국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현대 도시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세계문화유산을 등재하는 기준은 ‘유적이 얼마나 잘 보존돼 있는지’와 ‘역사성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 ‘현대인의 삶과 얼마나 잘 조화되느냐’ 등이다. 여기에 인류의 보편 가치까지 강조된다.

이를 포괄하는 것이 ‘세계유산협약의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으로 남한산성은 특정 기간·지역 내에서 인류 역사의 중요한 발달 단계를 보여 주는 탁월한 사례로 꼽힌다.

경기 광주시 중부면에 자리한 남한산성은 2009년 6월 세계유산 등재 잠정목록 후보로 선정된 뒤 지난해 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가 제출됐다. 지난 4월에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로부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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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6-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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